野, 장외투쟁, 농성만 하더니 책임론 떠넘기기… 권성동, "한반도 역사 중 지금이 가장 자랑스러운것은 사실" 김태년, "교학사 교과서가 다시 나올 것… 역사쿠데타"
  •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교육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발해 국회 로텐더홀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교육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발해 국회 로텐더홀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가 교육부의 확정고시로 일단락되자 그동안 이 문제로 국회 일정을 보이콧해온 야당이 민생외면 비판을 벗어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일부 야당 의원은 오히려 여당에 민생파탄의 책임을 묻기도 했다.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과 새정치연합 김태년 의원은 4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여야는 지난 3일 이뤄진 국정화 확정고시와 대국민 담화에 대해서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새누리당 역사교과서 특별위원인 권성동 의원은 "한반도 5000년 역사 중에서 대한민국 건국 이후부터 오늘날까지가 가장 자랑스럽고 찬란한 역사"라면서 "세계 모두가 부러워 하는 역사임에도 현재의 고등학교 검정 교과서는 내용이 좌편향 돼 있고 집필진이 특정세력에 의해 독점되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올바른 역사인식과 자긍심을 갖도록 교육시켜 국제 사회로 뻗어나갈 수 있는 포부를 심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같은 확정고시 발표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김태년 의원은 우려를 표했다.

    김태년 의원은 "국정화 추진 일련의 과정을 보면 국민의 여론을 듣지 않겠다, 국민의 의견을 듣지 않겠다는게 역력했다"면서 "군사작전하듯이 밀어붙인 역사쿠데타"라고 말했다.

    그는 "국정화 강행 논리는 전부다 허위사실"이라며 "새로운 독재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 아닌가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태년 의원의 이같은 주장에 권성동 의원은 역사교과서가 담을 내용은 결코 편향된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역사교과서 정상화를 통해 우리는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긍정적으로 가르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전세계를 통틀어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 식민지를 경험한 150국가 중 유일하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나라, 그리고 OECD 가입을 해서 정말로 고속 성장을 이룩한 저력있는 나라라는 점을 알려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김태년 의원은 총리가 교과서를 보지 않고 발표를 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교과서를 보고도 좌편향이라고 발표한 것은 심각한 국민에 대한 사기라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제가 교문위원이어서 몇 차례에 걸쳐 교과서를 다 봤다"면서 "현행 역사교과서는 남침에 관한 부분을 명확하게 기술했다"고 언급했다.

    다시 권성동 의원의 반박이 이어졌다. 권 의원은 "미래엔 교과서, 천재, 두산동아 3종의 교과서는 6.25 전쟁을 명시한 바로 뒤에 6.25 전쟁의 책임이 남북 모두에게 있다는 식으로 서술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구체적으로 페이지와 내용을 직접 언급했다. 천재교육 312페이지에는 '38선 일대에서도 크고 작은 무력 충돌이 빈번하게 일어났다'는 기술이 들어있다고 했다.

    또한 두산동아 교과서의 '38도선에 잦은 충돌이 일어났다' 라는 서술 뒤에 위치한 '북한군은 38도선 전역에서 전면적인 공격을 시작했다'고 써있는 부분도 문제삼았다. 남침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공격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일방성이 아니라 쌍방성을 부각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권 의원은 "미래엔교과서 317쪽의 경우는 정말로 문제인데 '동기로 본다면 인민공화국이나 대한민국이나 조금도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그들은 피차에 서로 남침과 북침을 위해서 그 가냘픈 주먹을 들먹이고 있지 아니하였는가' 라는 표현이 있다"고 폭로했다.

    현행 검인정 교과서가 묘한 편집과 서술로 6.25 전쟁의 책임이 남북한 모두에게 있다는 뉘앙스를 강하게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김태년 의원이 "남북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기술한 교과서는 없으며 2013년 정부의 수정권고와 명령에 의해 이미 8종의 교과서가 고쳐졌다"고 반박하자 권성동 의원은 "처음에 고쳐지지 않았다가 수정명령을 내린것 부터가 집필진의 의도가 어디 있는지 보이고, 마지못해 앞부분에 남침 사실 넣고 뒤에 책임이 모두에게 있는 것 처럼 묘하게 기술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여야는 민생 현안으로 돌아오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첨예하게 대립했다.

    김태년 의원은 "지금 이 시점에서 새누리당에서 민생을 말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민생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잘 챙겨야 될 아주 중요한 시기에 국정교과서를 강행해 국민을 분열시키고 사회적 논란을 만드는 것은 집권여당과 대통령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잘라말했다.

    이에 대해 권성동 의원은 "국정화로 할 것이냐 검인정을 할 것이냐는 행정부의 권한이지, 국회의 권한이 아니다"라며 "국회의 권한도 아닌 것에 사생결단식의 싸움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야당이 국회 권한 밖의 문제에 대해 장외투쟁과 농성등을 일삼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달 13일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발해 국회 밖으로 나가 서명운동을 전개 하는 등 장외투쟁을 해왔다. 또한 지난 2일에는 국회의사당 중앙에 위치한 로텐더 홀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 철회를 요구하며 밤샘 농성을 시작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야당이 장외투쟁에 이어 농성까지 벌이면서 야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나오는 것이 사실"이라며 "장기적인 이슈인만큼 긴 호흡을 갖고 대응할 필요가 있어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