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군 조사결과 보다 북한 주장 더욱 신뢰해""북한 '남남갈등 전술'에 우리 국민 기만당해"
  • ▲ 지난 4일 DMZ에서 북한이 매설한 지뢰가 폭발하는 모습이 담긴 TOD영상의 정지화면 모습. ⓒ국방부
    ▲ 지난 4일 DMZ에서 북한이 매설한 지뢰가 폭발하는 모습이 담긴 TOD영상의 정지화면 모습. ⓒ국방부


    지난 4일 DMZ(비무장지대)에서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로 인해 우리군 하사 2명의 발목이 잘리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에 이번 사건과 관련한 괴담들이 흘러나오고 있어 논란이다.

    군이 지뢰폭발 현장을 기록한 TOD 영상과 지뢰 파편과 용수철, 지형조건과 정황 등을 분석해 북한의 의도적 도발이 명백하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네티즌들이 북한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따라하며 근거없는 괴담을 유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을지 국무회의에서  "(이번 사건은) 불법적으로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해, 우리 장병의 살상을 기도한 명백한 군사 도발"이라고 강조하며,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계속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확고한 안보의식과 강력한 군사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 했다.

    ◆ 우리군 조사결과 못 믿어‥북한 주장 더 신뢰해

    '느티나무집'이라는 별명을 사용하는 한 네티즌은 지난 14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DMZ지뢰폭발은 아군의 연출이었나?'라는 글을 올려 온라인 상에 논란을 야기했다.

    그는 우리군이 제시한 지뢰 폭발 당시 TOD 영상을 언급하며,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장면이다. 내가 보기엔 북한주장처럼 연출같다"고 국방부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익명의 네티즌 또한 같은날 "이번 사건은 미국의 각본에 의해 날조됐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지뢰사건이 북한 소행이라는 증거가 있는가"라며 "미국 놈들이 (우리군에) '북한 소행으로 몰아가라'고 하고, (우리군은) 그에 충실히 따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 ▲ 지난 4일 DMZ에서 북한이 매설한 지뢰가 폭발해 우리군 하사 2명의 발목이 절단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SNS에 이번 사건과 관련한 괴담들이 등장하고 있다. 사진은 북한군 주장과 같이 DMZ 지뢰폭발을 우리군 자작극이라고 주장하는 블로그 모습. ⓒ다음 블로그 화면캡처
    ▲ 지난 4일 DMZ에서 북한이 매설한 지뢰가 폭발해 우리군 하사 2명의 발목이 절단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SNS에 이번 사건과 관련한 괴담들이 등장하고 있다. 사진은 북한군 주장과 같이 DMZ 지뢰폭발을 우리군 자작극이라고 주장하는 블로그 모습. ⓒ다음 블로그 화면캡처


    ◆ 북한 반박 시점부터 괴담 쏟아져‥북한 주장과 판박이


    SNS와 인터넷에 떠도는 이 같은 지뢰괴담들은 북한의 지뢰도발이 발생한지 열흘 만인 지난 14일, 북한의 반박과 함께 시작됐다. 북한 국방위는 정책국 담화를 통해 우리군 합동조사단의 발표를 '날조·모략극'이라며 "일고의 가치도 없는 궤변"이라고 반박했다.

    북한은 이날 담화에서 우리 수색대원들의 침착한 사고 대응과 전우애가 담긴 TOD 영상 자료를 언급하며, "폭발에도 피를 흘리는 동료를 질질 끌고 나오는 모습도 그러하지만, 2차 폭발이 일어났음에도 놀라기는커녕 규칙적이고 태연한 거동은 그 어떤 각본에 따라 연기하는 세련된 배우들을 연상케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이 같은 주장에 수많은 네티즌들은 인터넷 게시판과 자신들의 블로그에 북한의 주장을 옹호하는 뉘앙스의 글들을 게시했다.

    익명의 한 네티즌은 자신의 블로그에 "실제 영상을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 많다"며 "수색중 폭발이 발생하면, 본능적으로 은폐엄폐물을 찾으면서 산개하며 사격자세를 취하게 된다. 하지만 영상에는 그러한 본능적 움직임이 없다. 그런 연유로 나 역시 연출로 본다"며 북한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따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 지난 4일 DMZ에서 북한이 매설한 지뢰가 폭발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우리군 관계자가 북한군이 DMZ에 지뢰를 매설하는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국방부
    ▲ 지난 4일 DMZ에서 북한이 매설한 지뢰가 폭발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우리군 관계자가 북한군이 DMZ에 지뢰를 매설하는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국방부

     


    ◆ 괴담 유포자, 북한 주장 허점 몰라‥北 주장 비논리적

    북한은 지난 14일 국방위원회의 정책국 담화를 통해 "군사분계선 남쪽 400m 지점에 있는 괴뢰 헌병초소 앞에 자기방어를 위해 3발의 지뢰를 매설하였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증명할 수 있는 동영상을 제시하라. 그것(증거 동영상)이 없다면 다시는 북 도발을 입밖에 꺼내들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북한은 그러면서 "괴뢰들이 수거한 우리 군대의 지뢰들을 폭파 제거할 대신 고스란히 보관해뒀다가 여러 곳에 매몰해놓고 이런 모략극을 날조해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뢰폭발 당시 현장을 생생하게 기록한 TOD 영상을 본 사람이라면, 북한의 주장이 비논리적 궤변이라는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군 관계자는 "사실 관계에 대한 검증 없이 북한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따라하며, 음모를 제기하는 모습은 적절치 않다"며 "2010년 천안함 폭침과 2014년 무인기 도발 등 북한의 도발이 있을때마다 근거없는 괴담이 생산돼 퍼져나가는 모습을 보면, 북한의 '남남갈등 전술'에 우리 국민들이 기만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