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전병헌 추진위원장 삼아 창당 60주년 기념사업회 출범
  • ▲ 새정치민주연합의 창당 6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자문위원회의가 22일 열린 가운데, 권노갑 상임고문이 문재인 대표 옆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권노갑 고문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지난 대선의 패배를 언급하기도 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의 창당 6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자문위원회의가 22일 열린 가운데, 권노갑 상임고문이 문재인 대표 옆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권노갑 고문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지난 대선의 패배를 언급하기도 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창당 6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자문위원회의에서 당의 원로·고문들이 문재인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새정치연합은 22일 국회 대표회의실에서 당 60주년 기념사업회의 제1차 자문위원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표와 전병헌 추진위원장, 그리고 권노갑·김원기·임채정·이해찬 상임고문 등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1955년 사사오입 개헌을 계기로 야당 통합으로 만들어진 민주당이 우리 당의 뿌리"라며 "원로 선배들을 모시고 당 60주년 기념사업의 첫 자문회의를 하게 돼 무척 기쁘다"고 몸을 한껏 낮췄다.

    이어 "엊그제 당 혁신안이 중앙위원회에서 압도적으로 통과됐다"며 "이것이 바로 60년 전통을 가진 우리 당의 저력이고 진면목"이라고 최근의 혁신 성과를 내세웠다.

    하지만 이 자리에 함께 한 상임고문들은 혁신안의 중앙위 의결에 별로 감명받지 않은 듯 했다. 공개 모두발언을 한 고문들은 혁신안 의결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 없이, 최근의 당의 분열상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문재인 대표에게 고언했다.

    권노갑 상임고문은 "민주당은 창당 60년 동안 정권을 세 번 잡았다"며 "첫 번째 정권을 잡은 지 1년여 만에 민주당이 둘로 분열됐기 때문에 그 틈새를 이용해 5·16 쿠데타가 일어났다"고 회고했다.

    4·19 직후 집권한 민주당이 윤보선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구파와 장면 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신파로 분열했던 역사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문재인 대표의 미흡한 리더십으로 분열의 위기에 처해 있는 현 상황에 대한 우려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권노갑 고문은 지난 4월 7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의 김대중 대통령(DJ) 묘역을 참배한 직후에도 취재진과 만나 "그 동안 당을 운영하면서 주류 60%, 비주류 40%로 나누는 관행을 지켜왔는데, 문재인 대표도 그 정신을 이어가길 바란다"며, 이른바 친노패권주의 행태가 나타나서는 안 된다는 점을 충고하기도 했었다.

    나아가 바로 옆 자리에 당시 대통령 후보로 패배의 주역이었던 문재인 대표가 앉아 있음에도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는 져서는 안 될, 반드시 이겨야 할 선거에서 졌다"고 뼈아픈 지적을 하기도 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김원기 상임고문이 22일 열린 창당 6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자문위원회의에서 최근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 가슴 아픈 심정을 토로하며, 당을 이끌고 있는 사람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김원기 상임고문이 22일 열린 창당 6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자문위원회의에서 최근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 가슴 아픈 심정을 토로하며, 당을 이끌고 있는 사람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김원기 상임고문도 "동지로서 손을 잡고 일했던 일부가 지금 어떤 동기에서든 새로운 당을 만들겠다는 움직임이 있는 것에 대해 많은 아픔이 느껴진다"며 "우리 내부의 분열이 있는 것은 모두가 큰 책임을 느껴야 할 대단히 불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당을 책임지고 이끌고 있는 분들은 그런 일이 벌어지는 데 책임을 같이 져야 한다"며 "그런 일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도록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내외에서 신당 창당의 움직임이 역력한데도 당내 일부 친노 세력이 '나가려면 나가라'라는 태도로 방관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당권을 잡고 있는 문재인 대표가 분당이나 신당 창당을 막기 위해 책임지고 설득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김원기 고문은 "지금 이름이 (민주당에서 새정치연합으로) 바뀐 것은 대단히 아쉽게 생각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2·8 전당대회 과정에서 문재인 대표와 당권을 놓고 겨뤘던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당명을 민주당으로 되돌릴 것을 공약했던 바 있다.

    한편 새정치연합의 6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전병헌 최고위원을 추진위원장으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첫 회의에서는 추진위가 진행할 사업인 △9월 18일 창당기념일을 전후로 기념식·사진전 등 개최 △창당60년사 편찬 △심포지엄 개최 △시·도당 단위 원로당원 예우 등에 대한 보고와 검토, 의견 교환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전병헌 추진위원장은 "우리 당은 숱한 분열과 통합의 과정을 거치면서 현대사의 주역으로서 소임을 다해왔다"며 "창당 이후 지금의 새정치연합까지 당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새롭게 조명해 당의 통합과 단결의 기반을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당이 안팎으로 내홍과 분란을 겪어왔지만,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만큼 화합과 단결을 바라는 목소리도 더욱 커지고 있다"며 "창당 60주년 기념사업회가 (화합과 단결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희망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