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헌법 제1조 유린, 대통령 입법부 위에 군림" 맹비난
  •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제헌절을 맞아 올해도 어김 없이 정치권의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헌법 해석 행태가 연출됐다. 특히 야당은 헌법 제1조 규정을 거론하며 저급한 정치공세를 펼치기에 급급했다. 자유민주주의를 기본으로 한 헌법 정신의 의미가 매년 제헌절을 맞아 퇴색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7일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 연석회의에 참석해 "지금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부터 심각하게 유린되고 있다"며 "헌법에게 참 부끄러운 제헌절"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대통령이 입법부 위에 군림하고 여당은 스스로 청와대의 거수기로 전락했다. 국가정보기관이 댓글공작으로 대선에 개입하더니 이제는 스마트폰 불법해킹으로 국민의 일상을 감시하고 민주주의로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수위 높은 비난 발언을 쏟아냈다.

    국회가 국민 이반 행태로 헌법질서를 파괴하고 있다는 국민적 여론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야당은 특히 전날 법원의 '원세훈 전 국정원장 대선개입 혐의 파기환송 판결을 거론하며 "헌법 정신이 훼손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제헌절을 맞이해 보란 듯이 사법부 무시행태를 보인 것이다. 입법부 횡포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어제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은 대선개입 판단마저 정권의 눈치를 보는 '정치 대법원'의 책임회피이자,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며 "제헌절을 하루 앞둔 날, 대법원이 헌법 정신을 훼손하는 기회주의 판결을 내렸다는 점에 참담한 심경"이라고 비난했다.

    야당의 헌법 아전인수 행태는 비단 이번 뿐만이 아니다. 야권은 매년 제헌절을 맞이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 규정을 들먹이며 제헌절 공세를 펼쳤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2014년 66주년 제헌절 당시 "세월호 특별법 제정으로 헌법 정신을 지키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아전인수식 헌법정신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또 새정치연합은 지난 2013년 65주년 제헌절에는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사건 등을 거론하며 "헌법파괴 행위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돼 있지만 65주년을 맞이하는 지금 참으로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지금 세간에는 'MADE IN 국정원'이란 말이 떠돌고 있다"며 "국민으로부터 나와야 할 권력이 국정원에 의해 찬탈됐고 지금까지 지켜 온 우리 민주주의가 참담하게 능멸당했다"고 맹비난한 바 있다. 

  • ▲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반면 새누리당은 제헌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헌법 수호를 위해 목숨바친 애국선열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겸허한 입장을 밝혔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이번 67주년 제헌절은 광복 70주년에 맞는 제헌절이라 제헌절의 의미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며 "건국의 초석을 놓아주신 제헌 의원님들과 헌법을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선열들께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원 원내대표는 이어 "제헌절을 맞아 헌법의 요람인 우리 국회가 헌법기관으로 일하는 국회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며 "더 이상 국회가 민생법안과 민생예산을 가로 막는 곳이 되어서 결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은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된 지 67주년이 되는 날이다"며 "대한민국은 헌법에 명시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를 바탕으로 지난 60여년의 세월동안 눈부신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이어 "지금의 대한민국은 크고 작은 위협과 도전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켜내고 발전시킨 국민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새누리당은 국민 여러분들의 위대함에 경의를 표하고 감사를 드린다"고 겸허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아울러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그리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정신을 다시 한 번 겸허히 되새겨 본다"며 "새누리당은 앞으로도 헌법의 정신과 가치를 수호하는 일에 앞장설 것이며, 법치가 바로 서고 정의가 살아 숨 쉬는 대한민국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 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