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에 알레르기 반응 보이는 좌파의 비뚤어진 국가관 투영
  • ▲ 영화 연평해전 포스터. ⓒ 배급사 NEW 제공.
    ▲ 영화 연평해전 포스터. ⓒ 배급사 NEW 제공.

    제2연평해전을 소재로 한 영화 연평해전이 관객수 5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13년 전인 2002년 6월 29일 대한민국이 온통 한국과 터키의 월드컵 3.4위전에 열광했던 이 날, 서해NLL에서는 북한의 기습공격에 맞서 우리 해군의 참수리 고속정이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훗날 제2연평해전으로 명명된 이날 전투로 우리 해군 6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이 전투는 무려 13년간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다. 월드컵의 열기에 취해있던 국민들은 북한의 기습도발로 벌어진 이날 전투 소식을 귓가로 흘려들었고, 언론 역시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북한의 기습도발로 벌어진 전투였고, 교전에 참여한 해군 고속정 정장과 대원 6명이 산화(散華)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전사한 장병들의 장례식에 일반인의 조문도 허가하지 않았다. 정부의 철저한 무관심과 외면 속에 유족들은 눈물을 삼키며 고인이 된 아들과 남편과 아버지를 떠나보내야만 했다.

    이런 사실은 영화 연평해전이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특히 전사한 장병들의 영결식에 대통령은 물론 국무총리와 국방장관, 합참의장조차 참석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의 정부와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화 연평해전이 당초 예상과 달리,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이른바 진보를 자처하는 매체들은 약속이나 한 듯, 영화를 깎아내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대부분의 좌파매체는 영화 연평해전을 지난해 말 개봉해 국민영화로 떠 오른 ‘국제시장’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면서, 영화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있다.

    좌파매체들이 영화 연평해전을 바라보는 인식은 대부분 비슷하다. 영화의 극적 완성도는 수준이하이며, 관객의 눈물을 뽑아내기 위한 신파적 스토리에 불과하지만, 국민들의 애국심에 편승해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영화 연평해전이, 서해NLL에 대한 남북한의 입장 차이를 드러내지 않았고, 교전 당시 북한함정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는 견해도 있다.

    한 술 더 떠, “영화 ‘JSA’나, ‘웰컴투동막골’ 이었다면 남북한 병사들이 모두 타의로 군복무 하는 젊은이들이라고 부각했을 것”이라는 희한한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런 주장은 그 옳고 그름을 떠나 연평해전에서 전사한 장병들의 희생을 폄하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도를 넘어선 비난이란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영화 연평해전을 못마땅해 하는 이들은, 영화가 역사적 사건의 전후 맥락이나 상황을 왜곡한 채, 흥행을 위한 휴먼스토리만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마디로 영화 연평해전이 당시 남북한의 관계나 전투 전후 상황, 한국과 일본의 외교관계 등에 대한 설명 없이, 오로지 전투 상황에만 집중해 관객의 눈물을 억지로 뽑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좌파매체들은, 영화 연평해전 흥행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10~20대 젊은 관객들의 호응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고작해야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병역’의 의무를 져야하는 젊은이들이, 영화 연평해전을 통해 ‘나도 저런 일을 겪을 수 있다’는 공포감을 공유하면서, 이것이 흥행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소수의견’만이 존재할 뿐이다.

    영화 연평해전의 흥행을 달갑지 않게 바라보는 이들이 ‘좌파 문화일꾼들’만은 아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영화 연평해전 흥행에 시비를 걸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서울 강서 및 송파지역 중고교 4곳이 영화 연평해전을 단체관람했거나 할 예정이며, 관람료 6천원은 학부모가 부담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오마이뉴스는, 이들 학교가 ‘학부모 경비 부담에 앞서 사전에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토록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오마이뉴스는 이 사안에 대한 전교조 서울시부장의 발언을 기사에 실었다.

    기사를 보면 지혜복 전교조 서울지부 사무처장은, “특정정권에 대한 비난 시비가 일고 있는 영화를 학교 교장들이 법규를 어겨가며, 앞 다퉈 학생을 강제동원해 보도록 했는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학생을 강제로 동원하고 학교운영위 논의와 학부모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은 문제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화 연평해전에 대한 좌파매체와 전교조의 반응은, 이 영화를 바라보는 좌파진영의 불편한 속내를 그대로 보여준다.

    ‘애국’ 또는 ‘호국’이란 말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좌파 특유의 비뚤어진 국가관이, 영화 연평해전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영화 연평해전에 대한 좌파진영의 반응은 얼마 전 개봉된 영화 변호인의 그것과 비교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일화를 소재로 했다고 알려진 영화 변호인은, 이른바 ‘노빠(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자)’를 중심으로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 ▲ 영화 변호인 포스터. ⓒ 네이버
    ▲ 영화 변호인 포스터. ⓒ 네이버

    좌파매체는 앞 다퉈 영화 변호인을 홍보하는데 열을 올렸고, 영화는 단숨에 천만관객을 돌파했다. 물론 영화 변호인을 본 관객 가운데는 ‘단체관람객’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이런 사실은 당시 영화 변호인과 관련된 기사 검색을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야당 정치인들은 물론이고 각종 단체와 모임에서도 영화 변호인을 단체 관람했다. 학교도 예외가 아니었다.

    일부 학교에서는 교사가 ‘영화 변호인’을 보고 느낀 점을, 학생들에게 과제로 제출하도록 지시하는 일도 벌어졌다. 아예 영화를 불법 다운로드해, 교실에서 ‘단체관람’을 했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영화 변호인 역시 ‘감동 실화’, ‘휴먼스토리와 사회 드라마의 결합’이란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영화 연평해전과 흡사하다.

    그럼에도 두 영화에 대한 좌파매체의 반응은 딴판이다. 이런 사실을 볼 때, 영화 연평해전에 대한 좌파 매체의 비판은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

    영화 변호인이 관객에게 전해 준 이야기는 사실과 크게 다르다.

    영화 변호인의 소재가 된 ‘부림사건’ 수사 검사로 참여했던 고영주 변호사는, 이 사건에 대해 “용공조작 사건이 아닌 ‘명백한 공산주의 운동’이었으며, 이 사건이 ‘민주화 운동’으로 포장되고 있는 현실이야말로 조작된 역사”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 사건 변호인으로 나오는 노무현 변호사의 경우, 당시 신참 변호사로서 법정에서 발언을 할 기회조차 없었다는 것이 고영주 변호사의 증언이다.

    영화 연평해전이 교전 당시 북한 함정의 상황을 묘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아야 한다면, 부림사건의 성격과 고문장면, 배우 송강호가 열연한 노무현 변호사의 역할 등을 왜곡·과장한 영화 변호인은 사실을 날조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영화 연평해전은 기획부터 개봉에 이르기까지 무려 7년이 걸렸다. 투자가 여의치 못해 촬영이 중단되는가 하면 중간에 배급사가 바뀌기도 했다.

    제작비 부족으로 고민을 하던 김학순 감독은 부족한 제작비를 크라우드 펀딩으로 메웠다. 실제 영화 제작비 60억원 가운데 20억원이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충당됐다. 김학순 감독은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 이 영화를 후원한 시민 7천명의 이름을 올려 감사를 전했다.

    좌파진영의 발목잡기에도 불구하고 영화 연평해전의 흥행몰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자발적으로 영화를 두 번씩 보러 오는 중고생들의 모습은, 이 영화가 가진 ‘공감’의 힘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