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당 간부 30%, 군 간부 40% 교체…장마당 세대 주목”…고위급 탈북은 사실 아냐
  • ▲ 지난 14일 국회 정보위에 출석한 이병호 국정원장과 여야 의원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지난 14일 국회 정보위에 출석한 이병호 국정원장과 여야 의원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지난 14일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국회 정보위에 출석해 이탈리아 보안업체 ‘해킹팀’으로부터 ‘카카오톡 해킹 프로그램’을 구매했다는 의혹에 대해 답변했다. 이 자리에서 이병호 국정원장은 북한의 최근 동향에 대해서도 다양한 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호 국정원장의 출석 후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는 기자들에게 공개 가능한 범위 내에서 보고 내용을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북한에서는 김정은의 지시로 노동당과 행정부 간부 20~30%, 군 간부 40% 이상이 교체됐다고 한다.

    또한 자신의 측근들마저 걸핏하면 공개처형하는 김정은의 리더십 특징을 ‘독단성’과 ‘조급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에서 “권력 유지의 불안감 속에서 사소한 잘못에도 간부들을 숙청하고, 극단적인 감정 표출로 예측하기 힘든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정책을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성과에 집착해 만족스럽지 못할 때는 간부들에게 책임을 전가해 가혹하게 치벌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또한 “김정은의 이런 특징은 개인 성향, 현실 인식능력 부족, 갑작스러운 권력 세습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고 한다.

    국정원은 또한 군단장급 장성들을 모은 자리에서 공개처형한 것으로 알려진 현영철의 흔적을 지우지 않고, 관련 영상들을 그대로 방영하는 이유도 김정은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 정부와 언론이 북한 내부에서 숙청당한 사람을 파악할 때 영상물에서 갑자기 사람이 지워진 것을 주요 근거로 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김정은이 이런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또한 최근 북한 사회 전반에서 ‘장마당 세대’가 출현, 이들을 중심으로 김정은의 체제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정원이 말한 ‘장마당 세대’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기에 청소년기를 보낸 30대들로 북한 인구의 14%에 달하는 330만여 명 가량 된다고 한다.

    국정원은 북한의 ‘장마당 세대’가 이념이나 사상보다 돈벌이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며, 외부 사상과 유행을 수용하고 ‘장마당’과 같은 시장경제에 적응해 있는 사람들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이 보유한 휴대전화 등 통해 외부 정부가 북한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김정은 체제에는 상당한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에서 7월 초부터 언론에서 제기된, 현영철 처형 이후 북한 고위급 인사 연쇄탈북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는 답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