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활동과 지역구 선정 관련해 순수성 논란 일어
  • ▲ 최근 경기 안산단원갑에 지역사무소를 계약한 것으로 알려진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최근 경기 안산단원갑에 지역사무소를 계약한 것으로 알려진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지난해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 임원들의 대리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돼 물의를 빚었던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경기 안산단원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물의를 빚은 과정에서 누구보다 순수한 마음으로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하고 도왔다고 해명했던 김현 의원의 그간의 활동이 결국 비례대표 초선 의원의 지역구 '찜하기' 작업에 지나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의 비례대표 초선 국회의원인 김현 의원은 최근 안산단원갑 출마를 결단하고 지역사무소 개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현 의원이 이미 현역 의원인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이 입주해 있는 건물 사무실을 계약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내부 인테리어 공사 중이라 아직 입주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현 의원은 강원도 강릉 출신으로 경기도 안산과는 아무런 지역적 연고가 없다. 그는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17번으로 지난 19대 총선에서 당선됐을 때, 몇몇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강원도에서 1석도 건지지 못한 점을 거론했었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차기 총선에서 강원도 출마 가능성을 추측하기도 했으나, 의외의 선택을 한 것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여권 강세 지역이자 보수 성향이 강한 강원도에서 그 난리(?)로 유명세를 탄 김현 의원이 당선될 수가 있겠느냐"며 "강원도 출마 의사를 접은지는 꽤 됐고, 같은 당의 비노(非盧) 계열 4선 의원이 있는 지역구를 노리다 여의치 않자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당선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재선에 도전할 지역구를 선정했다는 뜻이 된다.

    이렇게 된 이상, 지난해 김현 의원이 서울 동여의도 모 일식점에서 자정 무렵까지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임원들과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기울이며 위로했던 일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게 됐다.

    김현 의원은 당시 가족대책위 임원들과 늦은 시간까지 술자리를 갖고 안산까지 돌아갈 대리기사를 불렀다가, 이들이 대리기사를 집단 구타하는 바람에 현장에서 사건에 연루됐다.

    대리기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던 중 가족대책위 임원들이 새정치연합의 중진 의원 이름을 거론하며 "○○○은 살려두기로 했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고 한 매체에 전한 바 있다. 당시 김현 의원은 일행과 엘리베이터를 나눠 타고 내려왔기 때문에 이 말이 나온 현장에는 없었다. 다만 이로 미루어볼 때 술자리 대화에서 정치 문제가 전혀 거론되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 ▲ 최근 경기 안산단원갑에 지역사무소를 계약한 것으로 알려진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최근 경기 안산단원갑에 지역사무소를 계약한 것으로 알려진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정치권 관계자는 "그동안 정치적 목적을 위해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와 유착했다고 오해를 살 수 있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김현 의원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세월호 가족들을 위해서 헌신했던 것은 지역구를 (잡기) 위해서 했던 것이 아니며, 의정활동의 일부였다"며 "경기 안산단원갑으로 가기 위해서였다고 해석하는 것은 결과론적인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수도권 의원 중에 수도권에서 태어나지 않고 정치 활동을 하는 분들은 많이 있다"며 "안산의 4개 지역구 중에 여성 의원이 한 명도 없고, 안산에 (내가 졸업한) 한양대가 있으며 강원도 출신 유권자가 많은 점 등을 여러 가지로 고려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안산단원갑을 선택한 여러 가지 이유 중에 세월호도 들어가 있는 것은 맞다"며 "새누리당이 세월호 문제를 놓고 국민이나 유가족들에게 약속했던 것을 지키지 못했으니, 제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감시·감독하는 역할을 내가 자임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안산단원갑은 김현 의원이 재선을 위해 여러 가지 고려 끝에 선택한 지역구인 만큼 자신의 연고지인 강원도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야권 강세 성향이 강한 곳이다.

    지난 4·29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15대부터 18대 총선까지 내리 4선에 성공한 곳이다. 19대 총선에서는 민주통합당의 친노 한명숙 지도부가 주머니 속의 물건 내어주듯 구 통진당에 야권단일화 지역으로 떼주기도 했었다.

    문제는 지난해 말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조직강화특별위원회 활동을 통해 전국 246개 지역구에 대한 지역위원장 선정 작업을 진행하면서 고영인 지역위원장이 경기 안산단원갑 지역위원장으로 선정됐다는 점이다.

    고영인 위원장은 이 지역에서 4선을 한 천정배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다. 이 때문에 지역 정가의 관계자는 "방식을 오픈프라이머리로 하든 경선으로 하든 김현 의원이 고영인 위원장을 넘어설 수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변수는 전략공천 정도이지만, 현재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비노(非盧) 지역위원장을 제치고 친노(親盧) 비례대표 초선 의원을 내리꽂는 것은 제아무리 친노패권주의가 판을 치는 현 당 상황을 감안해도 너무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지적이다.

    반면 김현 의원은 통화에서 "나는 88년에 평민당에 입당해서 27년차로, 춘추관장 경력만으로 친노 프레임으로 바라보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정권교체와 총선 승리를 위해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바를 찾겠다는 것이며, 경선을 통해 (지역민들로부터) 검증받고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지역 정가의 또다른 관계자는 "모바일 투표라든지 국민참여경선이라든지 친노가 장난질을 칠 여지가 적지 않다"며, 김현 의원의 지역사무소 개소에 따라 내년 총선의 공천을 놓고 경기 안산단원갑 지역의 긴장감이 고조될 것임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