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모임 합류 여부 관심… 야권발 정계 개편 신호탄될 듯
  • ▲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되는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지난 24일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DB
    ▲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되는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지난 24일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DB

    4·29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압승했다.

    무소속 천정배 후보는 29일 저녁 10시 15분 현재까지 개표 결과, 득표율 52.4%(2만6256표)를 획득해 29.8%(1만4939표)에 그친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택 후보를 22.6%p 차로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새누리당 정승 후보는 11.1%(5550표), 정의당 강은미 후보는 6.8%(3384표)로 뒤를 따랐다.

    예상을 뛰어넘는 압승을 거둔 천정배 후보는 전남 신안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나왔다. 15대 총선에서 당선돼 여의도에 입성한 이후 18대 총선까지 내리 4선을 지냈으며, 이번 보궐선거에서 당선됨에 따라 5선 의원이 됐다. 열우당 창당의 주역 중 한 명이며 노무현정권 하에서 법무부장관을 지내기도 했으나, 이후 친노(親盧, 친노무현)와 갈라섰다.

    광주광역시에서 무소속 의원이 당선된 것은 1988년 소선거구제 실시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다. '막대기만 꽂으면 당선되던' 이 지역에서 천정배 후보의 '반란'이 대대적인 호응을 얻으며 성공한 것은, 그만큼 새정치연합을 전횡하는 친노 문재인 지도부에 대한 호남 민심의 분노를 보여줬다는 평이다.

    광주 서구을은 이번 4·29 보궐선거에서 41.1%의 투표율을 보여, 재보선이 실시된 4곳의 국회의원 선거구 중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친노를 청산하자'라는 광주시민들의 강한 의지가 폭발하면서 투표소로 유권자들이 몰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천정배 후보의 압승으로 호남 민심이 완전히 친노에 등을 돌렸음이 입증됨에 따라, 이 지역 야권 정치인들의 동요는 한층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보궐선거 과정에서 새정치연합은 천정배 후보 지지를 공개 선언한 김영남 광주시의원과 김옥수·이동춘 광주서구의원을 제명했다. 그럼에도 채일병 전 의원의 탈당이 잇따르는 등 내홍은 계속됐다.

    반란 세력에 '제명'이라는 강수를 뒀음에도 탈당이 잇따르고, 지역 민심도 천정배 후보의 손을 압도적으로 들어줬다. 결국 내년 4·13 총선에서 문재인 대표가 공천을 준 '친노 브랜드'로 호남에서 당선될 수 있을지 그 누구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제명과 탈당은 시작에 불과하며, 본격적인 비노 호남신당의 창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천정배 후보가 그간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 온 국민모임에 합류할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이제 현역 의원 신분이 된 천정배 후보가 국민모임에 합류할 경우, 창당준비 과정에 있는 국민모임은 단숨에 원내 정당으로 발돋움하게 되면서 야권발 정계 개편에는 한층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서울 관악을에 출마했던 정동영 후보가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둠에 따라, 천정배 후보가 국민모임에 합류할 경우에는 힘의 중심이 급격히 천 후보 쪽으로 쏠릴 것이라는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