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측 "제안 들은 것… 5명 출마해 조정 현실적으로 어려워"
  • ▲ 4·29 재보선을 참패로 이끈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사진 오른쪽)가 30일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긴급 제안으로 단 둘이 독대하면서, 안 전 대표로부터 원내대표 합의 추대 제안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4·29 재보선을 참패로 이끈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사진 오른쪽)가 30일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긴급 제안으로 단 둘이 독대하면서, 안 전 대표로부터 원내대표 합의 추대 제안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4·29 재·보궐선거 참패 여파가 원내대표 경선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승용 최고위원의 사퇴 의사 표명, 김한길 전 대표의 우회적 비판,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대책 마련 촉구 등으로 당이 요동치는 가운데, 문재인 대표는 30일 오후 안철수 전 대표의 긴급 제안으로 의원회관에서 배석자 없이 독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다음달 7일 치러질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해 "분열하고 다투는 모습으로 국민에게 비춰져서는 어쩌겠느냐"며 "원내대표 경선은 통합하고 단결하는 모습으로 치뤄야 한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원내대표를 합의 추대하자는 의미의 제안으로 해석된다. 당대표에 이어 서열 2위인 원내대표를 비노(非盧, 비노무현) 인사에 내줘, 당의 통합과 단결을 도모하자는 뜻이다.

    문재인 대표 측 관계자는 "대표께서는 제안을 들으신 입장"이라며 "고민해보겠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이미 다섯 명의 후보가 한두 달 전부터 경쟁적으로 조찬·오찬 간담회를 만들며 (원내대표 경선을) 준비해 왔는데, 갑자기 합의 추대를 하자고 하면 조정이 잘 되겠느냐"며 안철수 전 대표의 제안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29일 마감된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후보 등록에는 최재성·김동철·설훈·조정식·이종걸 의원(기호순)이 입후보했다.

    최재성 의원은 정세균계, 김동철 산자위원장은 손학규계, 설훈 교문위원장은 김근태계(민평련), 조정식 전 사무총장은 손학규계였으나 최근 범친노계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4선의 이종걸 의원은 김한길계로 분류된다. 이처럼 다양한 당내 계파에서 후보가 나왔기 때문에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의 합의만으로 추대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안철수 전 대표도 독대 자리에서 합의 추대의 대상으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독대가 배석자 없이 단 둘이서만 이뤄졌기 때문에 정확한 대화 내용이 알려지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다.

    야권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문재인 대표의 최측근 정태호 후보의 지원 유세에 가장 열심이었던 안철수 전 대표가 재보선 참패로 위기에 빠진 문 대표에게 나름대로 힘을 실어주기 위해 독대를 제안하고 그런 조언을 한 것으로는 보인다"면서도 "여러 가지로 정치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는, 실현 가능성이 낮은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안철수 전 대표의 '합의 추대' 제안과는 관계 없이 조정식 전 사무총장은 1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이종걸 의원도 같은 날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가진 뒤 오찬 기자간담회를 하며 세몰이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