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통진당 해산, 종북 프레임 안먹혀…與 의원 상실 '책임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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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의 엄청난 발전을 가져온 사람이 안상수 전 시장 아닙니까?"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우리당은 신동근 후보를 국민 지갑지킴이로 자신있게 추천한다."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25일 여야 사령탑이 나란히 인천 서구·강화을 지역을 찾았다. 4.29 재보선의 공식 선거운동까지는 아직 보름 이상 남아있지만 새누리당 김무성,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게 여유를 찾아보긴 어려웠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전 당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뒤, 인천으로 넘어와 핵심 당원연수에 참석해 안상수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 김 대표는 모교인 한양대를 찾아 대학생들 앞에서 강연한 뒤 대전으로 이동했다.

     

  • ▲ 김무성 대표가 25일 오전 안상수 서구 강화을 후보의 손을 잡고 핵심당원연수장에 입장하고 있다. ⓒ뉴데일리 윤진우 기자
    ▲ 김무성 대표가 25일 오전 안상수 서구 강화을 후보의 손을 잡고 핵심당원연수장에 입장하고 있다. ⓒ뉴데일리 윤진우 기자

     

    문재인 대표의 일정도 빡빡했다. 인천 서구·강화을 신동근 후보 사무실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바로 해병대를 찾아 장병들을 만난 뒤 서울광장으로 이동,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홍보탑 제막식에 참석했다. 

    인천 서구·강화을 지역은 이번 재보선에 가장 마지막에 '합류'했다. 당초 이번 재보선은 헌법재판소가 구 통합진보당의 종북 성향을 인정하면서 정당해산 심판 및 의원직 상실 결정을 내림에 따라 서울 관악을·경기 성남 중원· 광주 서을까지 세 곳에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새누리당 소속 안덕수 전 의원 회계책임자의 형이 확정되면서 재보선 지역으로 추가됐다. 유일하게 구 통진당 해산과 무관한 지역이어서 여야의 선거 전략에도 비상이 걸린 것이다.

     

    ◆ 김무성 "안덕수, 억울한 상실" 공세 차단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인천 검단에서 열린 핵심당원연수에 참석해 안덕수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대표는 "여러분, 안덕수 의원 참 억울하다고 생각하시죠? 지난 3년 간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 본인이 아닌 사무국장의 잘못으로 의원직을 상실하게 돼 우리 당으로도 큰 손실"이라고 했다. 이어 "안덕수 전 의원에게 정말 큰 위로가 될 수도 있도록 큰 박수를 보내달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이 이번 재선거의 책임론을 새누리당에 돌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발언이었다.

    이어 김 대표는 새누리당 안상수 후보 띄우기에 나섰다.

    그는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있는데 대한민국의 모든 길은 인천으로 통한다. 하늘길과 바닷길을 안고 있는 세계 최고의 허브도시"라면서 "이런 엄청난 발전을 가져온 사람이 안상수"라고 했다.

     

  • ▲ 김무성 대표가 25일 오전 안상수 서구 강화을 후보에게 빨간 운동화를 선물하고 있다. ⓒ뉴데일리 윤진우 기자
    ▲ 김무성 대표가 25일 오전 안상수 서구 강화을 후보에게 빨간 운동화를 선물하고 있다. ⓒ뉴데일리 윤진우 기자

     

    김 대표는 "만약 안상수 후보가 계속 인천시장을 했더라면 인천이 큰 적자가 없었을 것"이라며 "안 전 시장이 계획한 대로 아시안게임도 있는 시설을 활용하고, 민자 투자를 받아 경기장을 건립했다면 엄청난 부채에 인천이 허덕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새정치연합 소속 전 송영길 인천시장의 실정을 부각시켰다.

    인천시의 부채가 10조원에 이르고 있어 그 책임론이 전임 시장인 안상수 후보를 향할 수 있어 이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어 경제살리기와 관련해 "우리나라 제 1야당인 문재인 대표가 유능한 경제정당을 표방하고 있다"면서 "유능한 경제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국회서 발목 잡힌 민생경제활성화 법안부터 4월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 문재인, 처음으로 천안함 '폭침'이라 표현 

    문재인 대표는 새정치연합은 재선거의 '책임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동시에 새누리당의 '종북 선거'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새정치연합은 인천 서구 검단에 위치한 신동근 후보 사무실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새누리당은 4월초 현장 최고위를 계획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발빠른 행보이다.  

    문재인 대표는 이 자리에서 "신동근 후보는 인천 정무부시장을 하면서 안상수 후보가 인천 시장 시절에 만든 빚더미를 해결한 사람"이라며 "신동근 후보가 인천 시민들의 지갑을 확실히 지켜드릴 것"이라고 했다.

     

  • ▲ 문재인 대표가 25일 신동근 후보에게 열심히 뛰라는 의미에서 파란색 운동화를 선물했다.  ⓒ뉴데일리 윤진우 기자
    ▲ 문재인 대표가 25일 신동근 후보에게 열심히 뛰라는 의미에서 파란색 운동화를 선물했다. ⓒ뉴데일리 윤진우 기자

     

    함께 자리한 홍영표 인천시당위원장은 "서구 강화을 재선거는 새누리당의 귀책사유로 열리게 됐다"며 새누리당 책임론을 부각시켰다.

    그는 "재선거를 하게된 원인을 제공한 당에서는 후보를 내지 않는 게 맞다"면서 "새누리당이 인천시민들에게 고통 준 안상수 전 시장을 추천한 것은 염치없는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다만 새정치연합은 재보선이 치러지는 다른 세 지역에 대해서 '귀책 사유'가 있는 통합진보당 인물이 출마하는 데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아왔다. 오히려 성남 중원에서는 의원직을 상실한 김미희 전 의원이 재출마를 하는 것과 관련해 새정치연합 정환석 후보와 연대 가능성이 끊임 없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새정치연합이 두번째로 꺼내든 것은 '안보'이다.

    문 대표는 최근 새정치연합을 '유능한 경제정당', '안보정당'으로 이끌겠다는 뜻을 강력하게 밝혀왔다. 인천 서강화을 지역은 통합진보당의 해산과는 무관한 곳이지만 지역 특성상 전방과 맞닿아 있어 안보 이슈가 강하게 작용, 새누리당에게 유리한 선거구로 분류돼 왔다.  

    문 대표는 이날 처음으로 북한의 천안함 공격을 '폭침'이라고 했다. 이튿날 천안함 5주기와 관련해 새누리당의 '안보'를 꼬집으면서다. 그는 "천안함 폭침 사태는 안보 무능의 산물"이라며 "새누리당은 안보를 바로 세우는 데 관심이 없고 종북 몰이의 빌미 삼아 선거에서 이득을 보려 한다"고 비난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은 25일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인천 서구 강화을 지역 신동근 후보(가운데) 사무소에서 열었다.  ⓒ뉴데일리 윤진우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은 25일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인천 서구 강화을 지역 신동근 후보(가운데) 사무소에서 열었다. ⓒ뉴데일리 윤진우 기자

     

    정치권에서는 대체적으로 인천 서·강화을 지역을 새누리당에 유리한 지역으로 꼽고 있지만 여야야 어느 쪽도 우세하다고 보기 어렵다. 

    새정치연합이 과거 선거에서 통진당과 연대해 당선을 도왔다는 이른바 '종북 프레임'이 통하지 않는 데다가 인천시의 심각한 재정적자 등으로 바닥 민심이 험준하다는 점에서 양측 간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결국은 여야 지도부의 리더십이 승패를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 뒤따르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검단의 지역 문제가 상상 이상으로 심각하다. 처음 신도시 구상 때와는 달리 지역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집권 여당은 물론 정치권 전체를 향한 불신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적극 나서서 진정성을 호소하고, 민심을 보듬는 리더십을 보이는 쪽이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