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1월21일 임명 제청…두달 간 청문회 못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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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운데)와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오른쪽)가 지난 3일 오전 국회에서 주례회동을 가지며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운데)와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오른쪽)가 지난 3일 오전 국회에서 주례회동을 가지며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은 20일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여부를 결정짓지 못한 새정치민주연합을 향해 "야당은 식물국회도 모자라 식물대법원까지 만들 참이냐"고 맹비난했다.

    앞서 전일 새정치연합은 전일 의총을 열고 인사청문회 여부를 논의했으나 또 다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박상옥 대법관 청문회를 야당이 수차례 발목 잡고 있다"면서 "이런식으로 나가면 야당에 대한 신뢰가 바닥나고 앞으로 여야가 신뢰를 바탕에 둔 대화와 타협이 가능할 지 굉장한 회의가 든다"고 비판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어 "대법관 청문회는 당연히 해야할 일이고 국회의 책무"라면서 "이 문제는 절대로 여야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한다"고 했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어제 야당 의총에서 다수 의원이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음에도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내세워 또 다시 결정을 미룬 것은 정말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조 부대표는 "초유의 사법 공백 사태를 계속 장기화하는 야당의 행태는 무책임의 극치"라면서 "야당은 몇 차례나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면서 마지막엔 구체적으로 '이달 30일 청문회를 열고 4월 국회 첫날인 7일 본회의에서 인준처리를 하자는 일정까지 이야기 했다"고 꼬집었다. 

    박대출 대변인 역시 브리핑에서 "야당은 식물국회도 모자라 '식물대법원'까지 만들 참인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야당이 강경파에 휘둘려 청문회를 보이콧하는 것은 절차적 민주주의 훼손으로 야당은 국회 권능을 넘어선 초헌법적 발목잡기를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를 둘러싼 새정치연합의 속내는 복잡하다.

  • ▲ 양승태 대법원장은 오는 2월 17일 퇴임하는 신영철(61·사법연수원 8기) 대법관의 후임으로 박상옥(59·11기)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1월 21일 임명 제청했다.ⓒ연합뉴스
    ▲ 양승태 대법원장은 오는 2월 17일 퇴임하는 신영철(61·사법연수원 8기) 대법관의 후임으로 박상옥(59·11기)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1월 21일 임명 제청했다.ⓒ연합뉴스

    새정치연합은 전일 의총에서 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여부를 결정하려 했다. 의총에서 발언한 의원 중 청문회 개최를 반대한 의원은 단 한명도 없었다. 당내 합리적 온건파로 꼽히는 전병헌, 김동철 의원 등은 "청문회를 열고,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하자"고 밝혔다고 한다. 야당 청문특위 의원들의 공개적인 반발도 없었다.

    그럼에도 새정치연합의 원내지도부는 이날 청문회 개최 여부를 확정짓지 못했다. 오는 24일까지 재논의키로 했다. 이를 두고 당 지도부가 당내 강경파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이날 의원총회에는 당내 486 운동권 출신 의원들은 대거 불참했다. 우회적으로 청문회 개최 불가 입장을 피력했다는 것이다. 소속 의원 130명 중 참석자는 절반가량에 불과했다.

    이로써 대법관 공백 사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신영철 전 대법관이 지난달 17일 물러난 이후 한 달을 넘어섰다. 양승태대법원장이 지난 1월21일 박상옥 후보자를 대법관으로 임명, 제청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새정치연합은 박 후보자가 '1987년 초임 검사 때 고(故)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축소·은폐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청문회 개최를 거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