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통신비밀 보호법 미제정 가장 큰 문제, 조속 통과해야"
  • ▲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16일 "국정원은 지금 주눅이 들었다"면서 "(국정원장에 임명되면) 국정원의 사기를 진작시켜 직원들이 자부심 갖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국정원장이 된다면 가장 이루고 싶은 과제가 무엇이냐는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의 질의에 "국정원은 지금 적극성을 잃어버린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민식 의원은 "국정원 직원들의 사기 수준이나 자부심이 땅에 떨어져 있다"며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국정원장이 그 역할을 해야 하는데, 최근 몇 년 사이엔 그런 후보자가 없었다. 이번에 이 후보자에게 기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박 의원은 "통신비밀 보호법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라면서 합법적 감청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어 "이 법이 통과 안되면 간첩 등 범죄자들을 잡을 수가 없기 때문에 국정원장직을 걸고 야당을 찾아가 법안 통과를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병호 후보자는 "알겠다. 저도 절절히 동감한다"고 답했고, 박 의원은 "약속을 했으니 꼭 지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병호 후보자는 또 국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관련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며 "정치 개입 (논란에)에 무리하게 휩싸였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국정원의 정치개입과 관련, "국정원을 망치는 길이다. 국정원이 망가지면 안보가 흔들린다"며 "작금의 안보상황에서 국가안보를 약화시키는 것은 역사적 범죄"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정원의 정치개입을 우려하는 시각이 아직 있음을 알고 있다. 저는 결코 역사적 범죄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최근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 대사 피습 사건에 대해서는 "서울 한복판에서 미국 대사에 대한 테러 사건도 일어났다. 일부 북한 추종 세력의 행태가 우리 사회를 폭력적으로 위협하는 상황마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눈을 부릅뜨고 정세를 살피고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국정원 임무가 더욱 막중해지고 있는 것"이라며 "제가 국정원장에 임명되면 이 임무에 모든 업무의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이 초점을 벗어난 일탈적 업무는 일체 허용치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5·16 쿠데타에 대한 인식을 묻는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의 질의에 "5·16을 규정하는 용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 나름대로 그 부분에 대한 인식이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이병호 후보자의 가족 가운데 7명이 미국 국적자 또는 시민권자' 논란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문병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후보자의 가족 가운데 미국 국적자가 있는데, 이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한국과 미국의 이해가 충돌할 때 미국에 불리한 결정을 할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이에 이병호 국정원장 후보자는 "친지들은 그저 평범하게 살고 있는 개인들이다. 사사롭게 살고 있는 아이들이 국가 문제에 끼어들 일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 "한미 이해관계에 대한 충돌이 있을 경우, 한국의 이익만 생각하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이병기 전 국정원장의 청와대 비서실장 임명에 대해서는 "이병기 실장과는 개인적인 친분 관계가 있지만, 지금 제가 말씀드리기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