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 11시 확정된 일정, 다음날 아침 발표…국가원수에 '예의' 아냐
  • 박근혜 대통령이 여야 대표와 오는 17일 3자 회동을 가진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12일 오전 "17일 오후 3시 청와대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회동이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공식 일정을 구체적으로 미리 밝히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발표는 청와대 브리핑 직전 새정치민주연합 측에서 3자 회동 사실을 밝혔기 때문에 이뤄진 것이다.

    김현미 새정치연합 대표 비서실장은 12일 오전 브리핑에서 '3자 회동' 사실을 밝히고, "문재인 대표가 박 대통령을 처음 만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비서실장은 "문재인 대표는 민생경제나 안보 협력등을 강조할 예정"이라며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여야와 청와대가 함께 노력해 민생경제 대책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 뉴데일리 이종현 사진기자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 뉴데일리 이종현 사진기자

    김 비서실장에 따르면 청와대와 여야가 3자 회동을 성사시킨 것은 전날인 11일 늦은 밤이었다.

    그는 "전날 오후 3시 40분에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이 전화를 해 13일이나 17일 오후 3시에 보자고 했고, 13일은 (남은) 시간이 너무 짧아 17일에 보는 것으로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종적으로 조 수석이 김무성 대표에게 확인해서 정해진 것은 전날 오후 11시"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대권행보를 가속화하면서 마음이 급해진 문재인 대표 측이 대통령과의 만남을 너무 빨리 떠벌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관례상 대통령의 일정은 국가안보와 직결된 문제기 때문에 청와대에서 공식 발표하기 전까지 알리지 않는 것이 '예의'이자 '안보' 문제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3자 회동 의제가 박 대통령의 중동 4개국 순방에 대한 논의로 알려졌지만, 야당이 '경제', '민생'을 강조한 것도 문재인 대표의 '경제' 대통령 후보 이미지를 위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오전 박 대통령의 국가조찬기도회 일정 소화를 위해 정신이 없었던 청와대 측도 갑작스런 야당의 발표에 상당히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현미 비서실장은 "대선후보로서의 행보라는 의미는 두지 않는다"며 "처음으로 대통령 만나 민생경제 등에 대한 국민과 우리들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하는 계기가 될 것"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