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저질 토론" 자인..박지원 "비열한 친노, 규정 바꾸는 게 저질" 응수
  • ▲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에 출마한 박지원 후보(왼쪽)-문재인 후보.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에 출마한 박지원 후보(왼쪽)-문재인 후보.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대표 선출 과정이 점입가경이다.

    전당대회를 코 앞에 두고 경선 규칙을 바꾸는가 하면, 막말 수준의 발언이 문재인-박지원 후보 사이에서 난무하면서 진흙탕 개싸움(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내 합리 온건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축제의 장이 돼야 할 전당대회가 '막장 드라마'로 변질되고 있다'는 자조섞인 성토마저 쏟아지는 형국이다.

    최고위원을 지낸 새정치민주연합 조경태 의원은 3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게임 중에 룰을 바꾸자고 제안하는 것 자체가 반(反)상식적이고 비(非)이성적인 행위"라며 "목적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패권화된 세력의 저의(底意)가 드러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조 의원은 "
    일반적으로 선거에서 기권도 할 수 있고 '지지후보 없음'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며 "이번 룰 변경은 명백히 반칙행위다. 따라서 이런 규칙 변경으로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전대 결과가 나타나게 되면, 그 결과 자체가 무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선 룰 변경으로 친노세력 좌장인 문재인 의원이 당 대표에 당선될 경우, 부정 경선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당초 이번 전대룰 변경 논란은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준비위원회 당헌당규분과위가 지난해 12월29일 여론조사에서 기호 1,2,3번 후보자 외에 '4번 지지후보 없음'을 넣고 이를 선택한 응답자도 득표수에 포함하기로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새정민주연합 선관위가 '지지후보 없음' 응답을 제외하며 사실상 문재인 후보 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지지후보 없음 응답을 유효투표로 해석해 합산하면 대국민 지지도가 크게 앞선 문재인 후보에게 아주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 다분한 상황이다. 

  • ▲ 조경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조경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에 대해 조경태 의원은 문재인 의원을 겨냥 "경선룰 변경은 100미터 달리기 경기에서 90미터까지 달려오다 마지막 10미터를 남기고 룰을 바꾸는 것이다"며 "정말 후안무치한 행동이다. 패권화된 세력들이 상당히 잘못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주승용 최고위원 후보도 이날 여론조사 경선룰 변경에 대해 "후보간 유·불리를 떠나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문재인 후보 대세론은 없다"면서 "경선룰 변경은 문 후보가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인 것이 아니냐. 대인 답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주 후보는 "경선을 코 앞에 두고 여론조사 경선룰을 바꾸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음 전당대회부터 적용하면 모르지만 의도적인 것은 누가 승복하고 이해를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문재인-박지원 후보의 막말 싸움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두 후보는 전날 JTBC 방송토론회에서 날선 공방을 벌였다.

    문재인 의원은 경선룰 변경 문제에 대해 "기존 규정대로 하자는 해석을 내놓은 것 뿐"이라며 박지원 후보를 공격했고, 박지원 후보는 지지후보 없음도 분명한 질문 문항이기 때문에 합산해 계산하기로 해놓고 갑자기 룰을 바꾼 것은 친노의 패권을 이용한 대표적인 반칙, 비열한 친노"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에 문재인 후보는 분을 삭이지 못하며 "가장 저질 토론이 되고 있다"고 자인했고, 박지원 후보는 "규정을 바꿔버리는 그런 행동이 저질"이라고 맞받아쳤다. 

    정치권에선 '막장 전당대회'로 변질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전대 이후의 '분열의 전조현상'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조경태 의원은 "흥행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소위 그들만의 리그를 하고 있다"며 "당의 미래라든지 정권창출-총선승리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당권 탈환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당내의) 비판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 "패권화된 세력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반칙행위에 대한 당내의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며 "
    전대 결과 이후에 당이 자칫 분열을 맞이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많이 터져나오고 있다"고 했다. 

    막장 전당대회로 흐르는 결정적인 배경은 '계파 수장들이 당 대표 후보로 나섰기 때문'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기득권에 젖은 친노세력 좌장인 문재인 의원 등이 계파 청산을 외치며 출사표를 던진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였고, 진영간 대결로 인한 막장 대결은 이미 예상됐다는 지적이다.  
     
    원칙과 비전은커녕 반칙과 막말이 난무하는 제1야당의 전당대회. 당권에 눈이 먼 패권화된 세력이 당을 파멸의 길로 이끌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