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유지 비용 VS 동계종목 스포츠 인프라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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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데일리 스포츠】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호소했던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평창조직위)에게 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 등 썰매 종목에 대해 분산개최 제안했다.

    IOC는 이번 달 내로 썰매 종목의 경기가 가능한 12개의 장소를 평창조직위에 통보할 예정이다. 

    IOC는 썰매 경기장이 위치한 국가를 아직 밝히진 않았다. 다만 미국, 일본, 캐나다 등 이미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던 국가들 중 경기장이 잘 유지가 된 장소일 것이라는 추측 정도는 나오고 있다.

    IOC의 제안에 대해 우리 체육계는 "말도 안된다"며 표면적으로는 강하게 밝히고 있지만 내심 흔들리는 모습이다. 평창조직위나 대한체육회는 "국민정서상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IOC의 제안"이라고 입을 모으지만 한 달이 넘지 않는 기간 열렸다 끝나는 올림픽에 많은 국가 예산을 쓰는 것이 낭비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하고 있다. 

    국가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 등 썰매 종목은 다른 국가에서 이미 건설된 경기장을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라는 아이디어는 솔깃하다. 올해 3월 공사를 시작한 봅슬레이 경기장은 2016년 10월을 완공을 목표로 총 1,228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평창올림픽을 위해 새롭게 건설해야 할 경기장이 봅슬레이 경기장을 포함해 총 6개다. 이들 신설 경기장에 드는 비용과 올림픽 종료 후 유지 비용을 계산하면 하나라도 덜 건설하고 대회를 치르는 게 이익이라는 의견은 설득력을 가진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봅슬레이 연맹)도 국가 재정의 악화로 경기장 건설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불만을 표하진 않았다.

    하지만 연맹 관계자는 "국내 훈련장소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해외에서 주로 훈련을 해야하는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 선수들에게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국내 훈련장소가 생긴다면 국내 썰매 종목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말했다. 

    봅슬레이연맹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새롭게 만들어질 썰매 경기장을 내심 기대했었다. 아직까지 제대로 된 경기장이 없는 우리 현실에서 봅슬레이·스켈레톤 선수들은 일본, 미국, 유럽 등에서 훈련을 해야하는 상황이었고 연맹은 훈련 비용에서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한국이 동계올림픽에서 목에 건 20개의 금메달이 모두 빙상 종목에서 나왔다. 설상·썰매 종목에서는 아직까지 금메달을 획득한 적이 없다. 겨울이 3개월에 불과한 대한민국에서 효자 종목은 실내에서 하는 빙상이 대표적이다.

    사계절을 모두 훈련할 수 있는 빙상은 막대한 해외 전지 훈련 비용을 감당하지 못할 경우 발전할 수 없는 설상·썰매 종목보다 유리한 상황이었다. 

    평창 동계올림픽과 인천 아시안게임을 비교하는 스포츠인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평창은 멀쩡한 경기장을 두고 새롭게 주경기장을 건설하면서 막대한 예산 손실을 가져온 인천과는 다른 상황이다.

    대한민국에 단 한 번도 없었던 경기장을 지으며 새로운 종목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면에서 썰매 종목을 위한 대한민국 최초의 경기장은 분명 투자할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