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위원의 직책은 국민을 대신하고, 그 실행이 나라의 앞날을 좌우하는데”
  • ▲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 ⓒ뉴데일리 DB
    ▲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 ⓒ뉴데일리 DB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개입 의혹을 제기한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여권 내에선 유진룡 전 장관에 대해 “배신의 칼날이 무섭고, 가벼운 처신이 안타깝다”는 날선 비판이 일고 있다.

    ‘배신자’로 지목된 유진룡 전 장관의 발언 내용을 처음 접한 청와대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당혹스러웠던 표정은 배신에 대한 격앙(激昂)으로 바뀌어가는 모습이다.

    9일 오전 열린 제53회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던진 메시지가 청와대의 이러한 분위기를 잘 설명해 준다.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와 정부세종청사를 연결한 영상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직접 유진룡 전 장관을 언급하지 않았다.

    국무위원 전체를 대상으로 경고성 발언을 던졌을 뿐이다.

    “국무위원 여러분들은 개인의 몸이 아니라 국민을 대신해서 맡은 분야의 일을 하는 분들입니다. 따라서 국무위원의 직책은 이렇게 국민을 대신하고 또 그 실행이 나라의 앞날을 좌우하기 때문에 모든 언행이 사적인 것이 아니라 국민을 바라보고 행하는 그런 사명감에 충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또 그런 사명감에 불타서 하는 직책 수행의 근본적인 바탕은 국민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 청와대 위민1관 영상국무회의실


    ‘정윤회 파동’에 흔들리지 말고 각 부처가 국정수행에 전념해 달라는 당부로 풀이된다. 유진룡 전 장관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의 목소리로도 들린다.

  • ▲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 ⓒ뉴데일리 DB



    유진룡 전 장관의 발언과 관련, ‘배신이냐, 소신이냐’를 따지는 이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정치적 공세를 걷어내보면 “한 나라의 장관을 지낸 분까지 나라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일에 동참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 정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는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의 의견에 동의하는 목소리가 많다.

    새누리당 대변인이 공식 브리핑을 통해 유진룡 전 장관을 겨냥할 정도다.

    박대출 대변인은 5일 브리핑에서 “확인되지 않는 사실은 물론이고 자신의 주장에 불과한 말들도 여과 없이 뱉어내고 있다. 공무상 비밀을 누설하기도 하고, 고위 공직자가 대통령과의 자리에서 나왔다는 얘기를 발설하기도 한다. 진돗개니, 사냥개니, 워치독이니 느닷없이 개타령까지 나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박대출 대변인은 “이 정도라면 ‘입들의 난투장’이 되는 것 같아 민망스럽기까지 하다. ‘마우스 게이트’로 번지지 않을지 걱정된다. 공직자들의 입은 무거워야 한다. 업무상 다뤘던 일에 대해서도 진지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하는 것이 공복의 도리다. 그것도 청와대나 국정 중심권에서 몸담았거나 장관까지 지낸 공직자라면 더 신중해야 할 것”이라며 거듭 유진룡 전 장관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