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차 쇼핑몰 MD&스타일리스트, 직접 블로그 패션 마켓 운영 시작해
  • <뷰티 애정녀들의 시크릿 노트 (7)>

    일반 여성들에 비해 남다른 뷰티 노하우를 가지고 있을 것 같은 뷰티·패션업계 워킹우먼들에게 자신 만의 뷰티·패션 노하우를 들어보았다. 어떤 제품을 애용하는지, 쇼핑은 주로 어디서 많이 하는지, 트렌드 정보는 어디서 얻는지 알고 싶은 여러 가지 궁금한 점을 캐물었다.




시효진(5년차 패션 MD&스타일리스트, 개인 블로그 마켓 <시 리얼(Si Real)>운영)

1.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한다면?

29살 시효진. 옷과 색감을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하고 좋아하는 일을 즐기며 행복한 아홉수를 살고 있다. 
5년차 패션 머천다이저&스타일리스트이고 최근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소소하게 블로그 마켓을 운영 중이다.

2. 블로그 마켓은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올해 여름휴가 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쉬면서 주변의 권유로 생각해보게 됐다. 
내가 가장 자신 있어 하고 좋아하는 이 일을 나만의 스타일로 해보고 싶었다. 모든 업무를 혼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경력이 되기에 주저 없이 시작할 수 있었다. 물론 가족의 지원이 밑바탕이 됐기에 가능했고.

3. [시 리얼(Si Real)]이라는 닉네임의 의미는?

개인적으로 [I’m Real]이라는 문구를 좋아한다. 뜻도 의미 있고 맘에 들어서 내 이름의 성과 붙여 합성어로 만든 것. 
그런데 이 닉네임은 처음부터 블로그 마켓 운영을 위해 지은 것은 아니다. 쇼핑몰 MD 일을 하던 시절에 도매시장을 다니는데 거래처에서 연락처랑 이름을 물어보는 곳들이 많았다. 수많은 거래처에 본명을 알려주기 싫어서 닉네임을 지어 알려주고 다녔다. 많이들 알고 있는 곡물 시리얼이 있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기억하기에도 쉬워 좋다고 느꼈다.
상표는 보통 세 글자면서 이미 흔히들 알고 있는 명사가 좋다고 하길래 마켓 이름으로도 정하게 됐다. 




  • 4. 직업상 트렌드에 관해 민감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 보통 패션과 뷰티 트렌드에 대한 정보는 어디서 얻고 있나?

    패션 트렌드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일부러 찾아보거나 수집하진 않는다. 그냥 시간 있을 때 해외 스타 파파라치 사진이나 패션 스트릿 사진들을 많이 본다. 
    최근 사진 뿐만 아니라 예전 사진들도 많이 찾아본다. 자료 양이나 스타일링이 무궁무진해서 한 장 한 장이 전부 흥미롭다. 인터넷을 통해 내가 평소 좋아하는 뮤즈를 찾아보기도 하고 패션 아이템으로 검색해서 살펴보기도 한다.

    5. 가장 선호하는 패션 스타일과 특별히 좋아하는 아이템이 궁금하다.

    평범함과 과하지 않은 독특함의 공존을 좋아해서 오묘한 매력의 [믹스 앤 매치 스타일]을 가장 선호한다. 
    “난 패션에 관심 있어”라고 잔뜩 티내며 런웨이 걷듯 뽐내는 스타일은 싫고 치밀하게 계산됐지만 무심한 듯 자연스러운 스타일이 좋다.
    좋아하는 아이템은 가죽이랑 스팽글. 과한 느낌의 아이템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런 아이템들이 베이직한 아이템과 만났을 때 매우 스타일리시하다. 
    어떤 아이템이든 스타일링 할 때는 강약조절을 해야 하는데 나는 이 작업이 정말 재밌다.

    6. 본인의 스타일에 영감을 주는 패션 아이콘과 이유를 말해달라.

    여름에는 알렉사 청, 겨울에는 애슐리 올슨의 스타일링을 많이 참고한다. 
    알렉사 청은 베이직하고 빈티지한 아이템을 세련되고 흥미롭게 매치하는 점이 좋고 애슐리 올슨은 내가 좋아하는 롱코트, 롱가디건을 F/W 시즌에 멋스럽게 활용해서 눈여겨본다. 나랑 키도 비슷하니까.




  • 7. 쇼핑몰 스타일리스트로 일할 땐 주로 어떤 일을 했는가?

    쇼핑몰은 각 업체마다 만들어 가는 것이 곧 시스템이라서 회사마다 업무가 조금씩 다르다.
    내가 근무했던 회사들 내에서의 업무만 말하자면 업데이트 할 아이템이나 스타일링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도매 거래처에 가서 셀렉하고 바잉한다. 
    그렇게 바잉해온 수많은 아이템들을 가지고 스타일링 후 모델 촬영까지 디렉팅한다. 
    촬영을 마치면 업데이트 될 상품 정보들을 웹 디자인 팀에게 넘겨주고 베스트 상품이나 판매가 저조한 상품에 대해 판매 분석을 하기도 했다.

    8. 2개 쇼핑몰에서 일했던 걸로 아는데 쇼핑몰 제품으로 스타일링할 때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은? 

    베스트 상품과 다양성의 조율을 항상 생각해야 했다. 쇼핑몰마다 콘셉트가 있고 그 콘셉트를 좋아하는 주요 고객층이 있으며 분명 그에 따라 선호하는 스타일과 아이템이 있다. 
    그에 부합하는 아이템들을 업데이트하면 매출 상승으로 바로 이어지는 베스트 상품이 되는데, 이런 상품만 올리다 보면 늘 거기서 거기인 스타일이 자리 잡게 되고 쇼핑몰 전체적인 스타일과 분위기가 재미없어져 버린다. 
    따라서 기존 고객들도 시도해 볼 법한 새로운 아이템들을 간간이 섞어서 반응도 보고 기존 콘셉트에서 너무 벗어나지 않는 내에서 다양한 스타일을 꾀하곤 했다.




  • 9. 스타일리스트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 또 가장 많이 배운 점은 무엇인가?

    가장 힘들었던 점은 업무보다는 사람. 어느 직장에서 무슨 일을 하든 일보다는 사람이 가장 힘든 것 같다. 
    나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거니까 몇 사람이 하는 일을 혼자 감당하는 것은 괜찮았지만 아랫사람에 대한 예의와 개념이 전혀 없는 상사 때문에 회사를 그만뒀다. 
    [깨어있는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고, 근무한 시간과 돈을 맞바꾸고 그 돈으로 삶을 이어가는데 이곳이 내 삶의 대부분을 보낼 만큼 가치 있는 곳인가]라는 생각까지 하게 됐었다.
    그래서 뼈저리게 배운 점 역시 패션 감각이나 업무적인 기술보다는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던 인격이 성숙해야 한다는 것이다.

    10. 즐겨 찾는 온·오프라인숍이 궁금하다.

    좋아하는 브랜드는 <베트멍(Vetements)>, <하쉐(Hache)>, <마르니(Marni)>, <이자벨마랑(Isabel marant)>.

    11. 스타일리스트 일을 할 때도 그렇고 현재 개인 마켓을 운영하면서 판매할 제품을 고르는 노하우가 있는지? 

    스타일리스트 일을 할 때는 앞서 말했듯 베스트 상품과 다양성의 조율을 생각하며 일했지만 지금은 쇼핑할 때처럼 그저 내가 입고 싶은 옷들을 셀렉한다. 
    “여자들은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좋아하니 여성스럽게 해라”, “30대 직장인들이 지갑을 여니까 회사에서 입을 법한 옷을 해라” 등 주변에서 조언하지만 나는 내가 입고 싶고 내가 가장 자신 있는 스타일로 채워가고 싶다. 그게 내가 가장 잘하는 거니까.

    12. 요즘 같은 계절에 가장 추천하고 싶은 패션 아이템은?

    오버사이즈 롱 코트와 퍼 머플러!




  • 13. 이번 시즌 가장 트렌디하면서 예뻐 보일 수 있는 스타일링을 추천한다면?

    요즘은 패딩 점퍼만큼 코트가 따뜻하게 잘 나온다. 오버사이즈 롱 코트에 퍼 머플러를 걸쳐 볼 것. 가장 간단하면서도 따뜻하고 멋스러운 룩이 될 것이다.

    14. 스타일링 감각이 남다른데 옷을 잘 입을 수 있는 팁을 준다면?

    나는 스타일링할 때 색감을 가지고 노는 걸 좋아해서 평범한 스타일링일지라도 색감을 보고 예쁘다고 해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누구나 쉽게 소화할 수 있는 베이직한 데일리 아이템과 평범하지 않은 아이템을 섞어 강약조절 스타일링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스팽글 치마로 강을 줬다면 베이직한 니트나 스웨트 셔츠와 스니커즈를 함께 매치해 힘을 빼주는 거다. 아마 스팽글 치마에 힐을 신고 빨간 립스틱까지 바른다면 완전히 다른 느낌이 들겠지.




  • 15. 피부관리를 위해 특별히 노력하는 것이나 자신만의 뷰티 노하우가 있다면?

    피부는 어느 정도 타고 나야 하는 것 같다. 감사하게도 외할머니와 엄마를 닮아서 관리를 안 해도 피부가 좋은 편인데 내가 하는 관리는 방치하는 것(?)이다. 
    잘 만지지 않고 여기저기서 생기는 팩이나 샘플을 함부로 바르지 않는 것. 바르는 화장품 개수도 많지 않다. 
    요즘은 전자동 클렌징 기구를 이용해서 꼼꼼히 클렌징하고 건성이어서 보습에 신경 써주는 정도다.

    16. 자주 사용하고 있는 뷰티 아이템을 추천한다면?

    겨울철엔 피부가 심하게 건조해져서 명품화장품부터 각종 선호도에서 1위했다는 여러 수분크림을 써봤는데도 건조한 실내에 있다 보면 금방 피부가 말라버리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작년 겨울부터 <피지오겔> 크림이랑 로션을 썼더니 피부가 탱탱하고 촉촉하게 유지되서 좋았다.




  • 17. 마켓 제품 촬영은 어디서 하는가? 촬영은 혼자 하는지?

    오프라인 매장이나 사무실을 방문해서 옷을 직접보고 구매했으면 좋겠다는 분들이 많은데 따로 사무실이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 집 한 쪽 부분을 스튜디오처럼 꾸며서 거울을 보고 셀프로 촬영하고 있다.

    18. 혼자 블로그 마켓을 운영하면서 스타일리스트로 일할 때보다 좋은 점과 힘든 점을 꼽는다면?

    가장 좋은 점은 자유롭다는 점이다. 스케줄을 유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좋고 어떤 제재나 간섭 없이 오로지 내가 하고 싶은 스타일을 펼쳐 보일 수 있는 점이 정말 좋다.
    힘든 점은 회사에 속해있을 때는 아무리 능동적인 직원이라도 대개는 회사의 결정에 따라 움직이기만 하면 되는데 지금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결정을 스스로 내려야 한다는 것.

    19. 수많은 블로그 마켓 중 자신만의 차별화 전략이 있다면?

    [블로그 공구]와 [온라인 쇼핑몰] 중간 느낌의 마켓이라는 점이다. 일반 블로그 공구와는 달리 상품 가짓 수가 쇼핑몰만큼 다양하며 기간을 정하지 않고 쇼핑몰처럼 거래처 품절 전까지 계속 진행해 길게 주문을 받는다. 
    그리고 쇼핑몰 계의 일반적인 책정 판매가를 알기 때문에 저렴한 블로그 공구가 정도로 가격을 책정한다. 
    [블로그의 저렴함]과 [쇼핑몰의 다양함]이라는 두 가지 이점을 가지고 운영 중이다.

    20. 마켓 운영은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가?

    주로 일주일에 한 번이나 두 번 신상을 바잉해 오고 하루나 이틀 동안 스타일링과 촬영을 완료한다. 
    그리고 블로그에 업데이트 전 무조건 SNS에 먼저 노출시킨다. 유일한 홍보수단이라 빼놓을 수 없는 작업이다. [선 SNS, 후 블로그] 식으로 업데이트 한다.




  • 21. 가장 스트레스가 쌓이는 순간은 언제이며 스트레스 해소법은 무엇인가?

    일명 [찔러보기]라고 하는데 구매는 하지 않으면서 업데이트하는 거의 모든 상품에 대해 계속 가격만 물어보고 사라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궁금한 내용은 당연히 문의하는 것이 맞지만 충분히 기재해 놓은 공지사항이나 설명을 읽지 않고 사진만 대충 훑어보고 문의하시는 분들이 많다. 한 사람당 한 개의 질문이라도 그게 모이면 모든 업무를 혼자 다 하는 입장에서는 힘들더라. 
    스트레스 해소법은 평범하다. 1차로 친구들과 만나 맛있는 요리 먹으며 수다 떨고 위로 받고 2차로 혼자 멍하게 음악 들으면서 충전 시간을 갖다보면 힐링 되는 느낌을 받는다.

    22. 요즘 당신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것들이 있다면?

    요즘은 일하면서 얻는 성취감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마음에 드는 신상을 샘플로 받아왔을 때,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스타일링을 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사진 = 러브즈뷰티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