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씨 “조국통일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다”
  • ▲ 그동안의 행적 때문에 국내 언론들에 의해 '종북'으로 지목된 '한국계 미국인' 신은미 씨. 2일 오전 10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까지 갖고 '법적 투쟁'을 선언했다. ⓒ뉴데일리 DB
    ▲ 그동안의 행적 때문에 국내 언론들에 의해 '종북'으로 지목된 '한국계 미국인' 신은미 씨. 2일 오전 10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까지 갖고 '법적 투쟁'을 선언했다. ⓒ뉴데일리 DB


    자신을 ‘종북’이라고 부른 게 ‘명예훼손’이라며 언론사들을 고소하고, 2일에는 “내가 참여한 토크 콘서트는 북한 체제를 찬양한 게 아니다”라며 기자회견까지 한 재미교포 신은미 씨.

    신은미 씨의 기행(奇行)이 거듭되면서 그의 신상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그 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부분이 신 씨의 ‘새 남편’인 정 모 씨다.

    정 씨는 美LA에서 주로 한인교포와 한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SAT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정 씨가 북한의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의 ‘정회원’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주장의 근거는 2013년 4월 2일 ‘핵티비스트(행동주의 해커, Hacker + Activist)’ 그룹인 ‘어나니머스’가 해킹을 통해 빼낸 뒤 인터넷에 공개한 ‘우리민족끼리’ 회원 정보에 있었다.

    이 자료를 보면, 정 모 씨의 이름과 메일 주소가 보인다.

    미국 이름 ‘테어도어 C. 정’을 사용한 정 씨는 2011년 9월 8일 ‘우리민족끼리’에 가입 신청을 한 것으로 나와 있다. 정 씨가 적은 가입인사와 개인정보를 보면 동명이인일 가능성은 극히 적어 보인다.

    그는 자신에 대해 “미국에 온 지는 31년이 되었으며 클레어몬트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고 밝히고 있고, 자신의 부인은 “미네소타 대학원에서 성악을 전공한 뒤 한국에서 강의를 하다 미국으로 왔다”고 설명한다.   

  • ▲ 방북 당시 신은미 씨와 남편 정 씨가 인민군의 손을 잡고 좋아하고 있다. ⓒ신은미 씨 기행문 화면캡쳐
    ▲ 방북 당시 신은미 씨와 남편 정 씨가 인민군의 손을 잡고 좋아하고 있다. ⓒ신은미 씨 기행문 화면캡쳐

    정 씨의 가입인사 중 눈길을 끄는 부분은 “북한을 너무도 좋아한다”고 밝힌 부분들이다.

    “조국 통일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특히 북한의 영화와 음악을 너무나 좋아합니다. 그리고 오는 10월 4일부터 10월 14일까지 꿈에 그리던 북한 여행을 다녀올 예정입니다.”


    정 씨는 자신의 소개에서 어떤 경로로 북한 여행을 하게 되었는지, 북한의 정보를 어디서 얻고 있는지도 밝히고 있다.

    “이번 북한 방문도 인터넷에 들어가 미국회사를 통해서 가게 되었습니다. 북한여행을 앞두고 북한에 대한 최근 정보를 얻기 위해 유튜브 등 인터넷 서핑을 하다 우연히 재미동포전국연합회를 발견하고 놀라움과 동시에 제 자신을 책하였습니다.”


    정 씨는 미국의 대표적인 종북단체인 ‘재미동포전국연합회’를 몰랐던 것을 자책하기도 했다.

    “부끄러운 말씀입니다만 저는 ‘재미동포전국연합회’ 라는 단체가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왜 이런 단체가 교포사회에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는지 의문이 듭니다. 아니면 제가 교포사회에 너무 무지 했던지요.”


    참고로, '재미동포전국연합회'는 미국 내에서 악명높은 종북단체다. 노길남이 운영하는 '민족통신'과 서로 경쟁적으로 김씨 왕조를 찬양한다.

    이렇게 가입인사를 한 정 씨는 예정대로 2011년 10월 처음으로 북한을 찾는다. 그 이후로도 2012년 4월, 2012년 5월에도 북한을 간다.

    신은미 씨와 정 씨가 40여 일 동안 북한 구석구석을 돌아다닌 것은 신은미 씨가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5편의 기행문에도 나와 있다.

    이상한 점은 신은미 씨와 정 씨가 북한을 돌아다닐 때 외국인의 접근이 제한되는 비료공장(실제로는 무기공장)과 나진-선봉 지구까지 마음대로 돌아봤다는 점. 우파 진영에서는 이 부분을 들어 신 씨와 정 씨가 북한 정권의 사주를 받고 대외선전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일각에서는 “신은미 씨가 ‘종북’ 성향을 보이게 된 것도 정 씨의 영향”이라는 그의 가족들 주장을 전하는가 하면고, 정 씨가 재미종북단체인 ‘재미동포전국연합회’의 회원이라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 ▲ 신은미 씨가 예전에 국내에서 열었던 토크 콘서트 홍보사진. 신 씨는 2011년 북한을 다녀온 뒤부터 여러 차례 국내에서 강연회를 가졌다. ⓒ관련 강연회 홍보사진 캡쳐
    ▲ 신은미 씨가 예전에 국내에서 열었던 토크 콘서트 홍보사진. 신 씨는 2011년 북한을 다녀온 뒤부터 여러 차례 국내에서 강연회를 가졌다. ⓒ관련 강연회 홍보사진 캡쳐

    아무튼 홍익표 새민련 의원과의 간담회를 마지막으로 미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던 신은미 씨는 2일 오전 10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법적 투쟁’을 선언했다. 

    하지만 언론과 네티즌들에 의해 서서히 드러나는, 신은미 씨를 둘러싼 논란은 그의 ‘새 남편’인 정 씨에 대해 제대로 밝혀야 끝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