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중국측, 발언 공개되는 자리인 줄 몰라… 유감 표명"
  • ▲ 지난달 26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6자회담국 주한대사 초청 간담회에서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사진 왼쪽)가 새정치민주연합 원혜영 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DB
    ▲ 지난달 26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6자회담국 주한대사 초청 간담회에서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사진 왼쪽)가 새정치민주연합 원혜영 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DB

    추궈홍(邱國洪) 중국대사가 우리 국회에서 사드(THAAD: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한국 배치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추궈홍 대사는 지난달 26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6자회담국 주한대사 초청 간담회에서 "한국의 사드 배치는 북한이 아니라 중국을 목표로 한 것"이라며 "중한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1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추 대사의 발언이 '내정간섭'이 아닌지를 추궁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추 대사의 발언을 보고 굉장히 충격받았다"며 "어떻게 중국 대사가 주권국가의 입법부에 와서 그런 발언을 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나아가 "사드 도입 여부는 주권국가인 우리가 우리의 안보를 위해 판단하고 결정할 일"이라며 "우리 정부가 똑바른 자세를 가지고 당당하게 중국에 말할 수 있어야겠다"고 정부의 단호한 태도를 주문했다.

    같은 당 이재오 의원도 "사드를 배치하느냐 마느냐는 한국과 미국 양자가 결정할 일이지, 제3국이 이래라 저래라 할 일이 아니다"라며 "중국 대사가 사드에 대해 (의견을) 표현하는 것은 내정간섭이자 주권국가에 대한 모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윤병세 장관이 "추 대사의 발언과 관련해 외교부에서 사실관계와 경위를 파악해봤다"고 답하자, 이재오 의원은 "경위 파악에 그칠 것이 아니라 추 대사를 상대로 '부적절했다'고 경고해야 한다"고 다그쳤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의원은 "주변국으로서 사드 배치가 몰고 올 외교적 영향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는 것이 주권 침해이자 주권 모독이냐"라고 반문하며 "에둘러 의견을 표명하는 것도 외교의 다양한 형태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윤병세 장관은 "주재국이 민감해 하는 외교·안보 사안에 대해서는 절제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외교 관례"라며 "중국 측이 '발언이 공개되는 자리인 줄 몰랐다'며 설명과 유감을 표명해 왔다"고 전했다.

    지난달 26일 열린 6자회담국 주한대사 초청 간담회는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로 전환했으나, 비공개 간담회에서 추궈홍 대사의 발언은 새정치연합 원혜영 남북관계발전특위 위원장이 브리핑하면서 알려졌다.

    당시 원혜영 위원장의 브리핑에 따르면 추궈홍 대사는 이날 사드 배치에 대한 부정적 의견 외에도 북한 인권 결의안이나 대북 봉쇄 정책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추궈홍 대사는 유엔의 북한 인권 결의안과 관련 "중국은 인권 문제 정치화의 가장 큰 피해자"라며 "인권 문제를 정치화하거나 압력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반대 입장"이라고 밝혔다.

    대북 봉쇄 정책과 관련해 추 대사는 "만일 북한에 문제가 생긴다면 내부적 요인 때문이지, 외부적 요인 때문은 아닐 것"이라며 "제재나 고립은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