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수 공연, 맥주·피자 무료 제공 소식에 직장인 몰려주최측, 시민들 환풍구 올라가는 것 사실상 ‘방치’
  • ▲ 판교 테크노파크 축제 공연 도중 벌어진 환풍구 붕괴사고 현장. 17일 밤,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판교 테크노파크 축제 공연 도중 벌어진 환풍구 붕괴사고 현장. 17일 밤,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16명의 목숨을 앗아간 판교 야외공연장 환풍구 붕괴 사고 역시, 재난 발생 가능성을 무시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사람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사고 원인이 된 가수들의 공연 당시, 시민들이 예상보다 많이 몰린 사실을 알고도 주최측은 별다른 안전 대책을 세우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공연 사회자가 “안전해야 공연을 할 수 있다”며 질서 유지를 당부했지만, 공연을 조금 더 가까이 지켜보려는 시민들이 환풍구로 올라가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지는 않았다.

    때문에 행사를 공동 주취한 경기도와 성남시, 기업체 관계자들이, 환풍구 위에 올라간 시민들에게 “위험하니 내려가 달라”는 경고 방송과, 안전요원들이 적극적으로 계도만 했었어도,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견해가 적지 않다.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한 새로운 진술들도 나오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맥주와 피자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말에 인근 직장인과 주민들이 한꺼번에 몰렸다는 것.

    주최 측이 마련한 관람석은 515석이었으나 공연을 위해 몰린 시민의 수는 이 보다 많은 700여명(추정)이었다.

    맥주와 피자를 무료로 제공하다는 말에 한꺼번에 몰린 시민들은, 때 마침 열린 걸그룹의 공연을 보기 위해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는 환풍구로 올라갔다.

    사고가 난 환풍구는 높이 1m20cm, 직경 3mX4m 규모로, 원형으로 설치된 공연장에서 약 20m 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당시 환풍구에 올라간 시민은 30명 가까이 됐지만, 주최측은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목격자들의 증언이다.

    주최측이 안내방송을 통해, 위험을 충분히 경고했거나, 시민들이 환풍구에 오르지 못하도록 막았다면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공연 사회자가 “위험하니 (환풍구에) 올라가지 말라”며 사고 위험을 경고했다는 또 다른 진술도 나오고 있지만, 시민들이 환풍구에 올라가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사고 현장을 지켜 본 목격자들은 유명 가수들의 공연이 예정돼 있었다면, 주최측이 충분한 안전대책을 세웠어야 한다며, 경기도와 성남시, 업체 관계자의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이 화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경찰은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하고, 사고원인 규명을 위한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경기지방경찰청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허경렬 경기청 2부장(경무관)을 합동수사본부장에 임명했다.

    경찰은 내일부터 공연기획자를 비롯한 주최측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