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는 중소기업 부담, 50억 포인트는 건보공단이 챙겨
  • ▲ ⓒ국민건강보험공단 로고
    ▲ ⓒ국민건강보험공단 로고

    국민의 건강보험료와 세금으로 운영되는 건강보험공단이 거래 중소업체에게 카드 결제를 요구해 중소업체가 울며 겨자 먹기로 적지 않은 카드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렇게 쌓인 수십억원 어치의 카드 포인트를 건강보험공단이 자신들의 수익으로 처리해 왔다는 점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성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15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건강보험공단의 대금결제 내역을 분석한 결과, 공단 측과 거래하는 중소기업이 최근 3년간 부담한 카드 수수료가 4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주 의원에 따르면, 한 거래 업체는 2억원 어치 물품을 건보공단에 납품했지만 460만원이 넘는 카드 수수료를 부담해야 했다. 다른 업체의 경우는 100억원이 넘는 대금을 카드로 결제받는 바람에 카드 수수료만 2억원가량 손해본 것으로 드러났다.

    건강보험공단 본사 기준으로 최근 3년간 물품대금 명목으로 결제한 총 1,419건의 계약 중 절반이 넘는 736건은 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2년 58%, 2013년 49%, 2014년 상반기에만 42%로 여전히 카드결제 비율이 높았다.

    공단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은 카드수수료를 울며 겨자 먹기로 부담하고 있지만, 공단은 카드사용에 따른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아 수익을 얻고 있다는 게 김성주 의원의 설명이다.

  • ▲ 국민건강보험공단 결제방식별 건수 비율 ⓒ김성주 의원실 제공
    ▲ 국민건강보험공단 결제방식별 건수 비율 ⓒ김성주 의원실 제공



    최근 3년간 건보공단이 구매, 우편, 경비 등을 목적으로 발급한 법인카드에서 적립된 포인트는 모두 50억원. 물품구매 카드결제로 얻은 포인트도 25억 3,000만원에 달했다.

    건강보험공단 측은 이 포인트를 카드 회사로부터 현금 캐시백으로 돌려받아 잡수익으로 회계처리 했다.

    김성주 의원은 “건강보험공단이 대금 카드결제를 강요하면서 카드 수수료는 중소기업에 떠넘기고 포인트를 챙겨온 것과는 달리,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산하기관들은 거의 대금결제를 현금 계좌이체를 통해 처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3년간 총 1735건의 계약(5,000만원 이상)을 맺고 대금 2,869억원 전액을 계좌이체로 결제했다. 복지부 산하기관인 국민연금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전액 계좌이체를 통해 결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전체 결제금액 중 0.5%만 카드로 결제했을 뿐이다.

    김성주 의원은 “건강보험공단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은 카드 수수료 부담까지 져야 하고 거꾸로 공단은 수십억의 포인트를 챙기는 것은 국민의 세금과 보험료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의 올바른 모습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다른 공공기관처럼 대금결제방식을 현금으로 처리해야 한다”며 조치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