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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프랑스 프로축구에서 활약했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남태희(23·레퀴야)가 드디어 환한 미소를 지었다.
남태희(23·레퀴야)는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 선발 출전해 1-0으로 앞선 전반 32분 멋진 논스톱 슛으로 추가 골을 넣어 슈틸리케 신임 감독의 눈에 확실히 들었다.
새 감독이 온 이후 첫 경기, 선수들은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해 뛰었다.
특히 유독 남태희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골도 골이지만 지치지 않는 체력을 바탕으로 전후방 가리지 않고 분전했다는 점이다.
여기에 기술적인 점이나 창조적인 플레이에서도 남태희는 단연 발군이었다.
당연히 슈틸리케의 '넘버1' 플레이어, 이른바 '황태자'의 유력한 후보로 꼽히게 됐다.
남태희는 홍명보 감독이 이끈 2012 런던 올림픽 대표팀에서 본선 조별리그부터 전 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동메달을 따내는데 맹활약했다.
그러나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홍명보 감독은 남태희를 부르지 않았다.
당시 그는 프랑스 리그앙(프로축구 1부리그)에서 중동으로 팀을 옮긴 이후 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상태였다.
하지만 그는 2013-2014시즌 카타르 정규리그에서 12골을 터뜨리는 맹활약으로 소속팀을 리그 정상에 올려놓으며 묵묵히 갈길을 갔다.
이런 그를 지켜본 이가 바로 슈틸리케 감독이다.
당시 카타르 리그의 팀을 맡고 있던 슈틸리케는 남태희의 옆집에 사는 '동네 아저씨'였던 것.
슈틸리케 감독은 "남태희가 어떻게 훈련하고 얼마나 규율이 잘 잡힌 선수인지 잘 알고 있다"고 말하며 남태희를 '국대'에 발탁했다.
이런 인연을 가진 남태희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큰 칭찬은 없을 만한 말이다.
경기가 후 남태희는 취재진과 만나 "오늘 경기 만큼은 '내가 최고다'라는 마음가짐으로 나섰다"면서 "대표팀에서 경기하는 꿈을 꿀 만큼 오늘 경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선발로 나서지 못했지만 오늘은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남태희가 '옆집 아저씨'에서 대표팀 감독으로 만난 새로운 스승, 슈틸리케의 '황태자'가 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요한 기자 l0790@naver.com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