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딸’ 권은희, 재보선 출마 안한다더니 불과 며칠 만에...
  • ▲ 정치권의 예상대로 정계에 진출하게 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연합뉴스
    ▲ 정치권의 예상대로 정계에 진출하게 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연합뉴스

     

    예상을 빗나가지 않은 뻔한 수순.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노골적으로 야당을 두둔해 여론의 빈축을 산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7·30 재·보궐선거를 20여일 앞두고 광주 광산을 지역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전격 공천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전략지역으로 정한 광주 광산을과 수원 3곳의 후보 공천에 대해 논의해 이같이 의결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권은희 전 과장 영입설은 지난달 20일 권 전 수사과장이 경찰에 사직서를 제출하면서부터 불거졌다.

    이후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는 권은희 전 과장을 영입하자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흘러나왔다. 지난달 25일에는 시민단체 ‘권은희와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발족해 권은희 전 과장의 출마를 요구하기도 했다.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광주 광산을에 공천을 신청한 다른 후보를 배제한 채 ‘권은희 카드’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당 내부에서 일부 최고위원들의 반대에도 양 공동대표가 ‘권은희 카드’를 밀어붙였다는 불만이 공공연히 흘러나오고 있어 이들 지역의 전략공천이 실패로 끝날 경우 공동대표의 리더십 타격과 책임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도중 회의장 밖으로 나와 “광주 광산을은 권은희 전 과장으로 결정났다. 원래 광산을에 4명의 후보가 공천을 신청했는데 이는 천정배 전 의원 죽이기 공천”이라며 공동대표들의 막장 공천을 강하게 비판했다.

    권은희 전 과장의 말 바꾸기도 도마에 올랐다.

    권은희 전 과장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7.30 재보선 출마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날 밤 김한길 공동대표가 전화를 걸어 “당에서 함께 일할 생각이 있느냐”고 제안하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날 오전 전화통화에서 “피하지 않겠다”며 출마 의사를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불과 며칠 만에 자신의 말을 뒤집은 권은희 전 과장이다.

     

  • ▲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정치적 야심을 언급했던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뉴데일리 DB
    ▲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정치적 야심을 언급했던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뉴데일리 DB

     

     

    정치권에선 권은희 전 과장의 정계진출을 두고 “그럴 줄 알았다”는 냉소적 반응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지난해 8월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정치적 야심을 품고 야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국정원 수사를 몰아갔다”고 지적했었다.

    아울러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다음 20대 총선에서 권은희 전 수사과장이 새정치민주연합 비례대표를 받을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왔었다.

    한편, 문희상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 4월 광주시당 대의원대회에 참석, “‘광주의 딸’ 권은희 과장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발언해 지역감정 유발 파문에 휩싸인 바 있다.

    그 이후부터 권은희 전 과장은 ‘광주의 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