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검증 나선 '임 병장'…총을 쏜 이유 묻자 "화가 나서"
  • ▲ 동부전선 GOP 총기난사 사건의 현장검증이 실시된 8일 임 병장이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연합뉴스
    ▲ 동부전선 GOP 총기난사 사건의 현장검증이 실시된 8일 임 병장이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8일 강원 고성군 22사단 GOP 총기난사 사건에 대한 현장검증에서 임 병장의 구체적인 범행 상황이 드러났다.

    이날 임 병장은 수갑을 찬 손으로 K-2 소총을 겨드랑이에 낀 채 소초 동료 전우들을 향해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했던 범행 당시를 재현했다.

    임 병장은 검증 과정에서 "대응사격을 하려는 것을 보고 조준사격을 했다"고 진술, 조준사격을 일부 시인하기도 했다. 검은 모자를 쓰고 수갑을 찬 임 병장은 수사관들의 부축을 받으며 GOP내 보급로 삼거리 등 사건 현장을 돌았다.

    수류탄 투척 현장에 이르자 임 병장은 감정에 북받친 듯 입을 열지 못했다고 한다.

    임 병장은 사건 당일 수류탄 투척후 소초 내 생활관으로 이동하며 동료병사들을 향해 사격을 가했다. "조준사격을 했느냐"는 수사관의 질문에 임 병장은 "(동료 장병들이) 대응사격을 준비하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김 모 상병이 총을 들고 있었고 나를 조준하기에 내가 먼저 1발을 쐈다"고 밝혔다.

    첫 사격 이후 생활관으로 이동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그 쪽으로 도망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총을 쏜 이유에 대해서는 "분노에 휩싸여서"라고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이날 오후 언론에 공개된 현장검증에는 희생자 유가족 및 부상자 가족, 부상 병사, 국방부 조사본부 과학수사연구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 변호인 등이 참석했다. 

    임 병장은 지난 6월 21일 오후 8시 15분쯤 강원 고성군 22사단 55연대 GOP에서 동료들을 향해 수류탄을 터뜨리고 총기를 난사해 5명을 살해하고 7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총기 난사 후 실탄 60여 발을 소지한 채 탈영한 임 병장은 43시간 만인 6월 23일 오후 2시 55분쯤 자신의 K-2 소총으로 자해를 시도한 끝에 생포됐다.

    육군 수사단은 현장검증을 토대로 조만간 수사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