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수사당국 “임 병장, 숨어있다 ‘수류탄’ 던지고 자신은 피신”
  • ▲ 구속수감되는 임 병장.ⓒ육군
    ▲ 구속수감되는 임 병장.ⓒ육군

    지난달 21일 강원도 고성군 22사단 GOP(일반전초)에서 총기 사건을 일으켜 전우들을 살해한 임 병장의 '계획적 단독범행'으로 밝혀졌다.

     육군본부 헌병실장 선종출 준장은 15일 오후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GOP 총기사고'의 합동수사 결과 발표에서 이같이 밝히고 “임모 병장은 일부 간부와 동료 병사들로부터 사건 전 무시나 따돌림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선 준장은 "임 병장은 사건 당일인 지난달 21일 오후 4시 이후 초소 순찰 일지 뒷면 겉표지에 자신을 빗댄 그림이 더 늘어난 것을 보고 입대 후 일부 간부와 동료 병사들로부터 무시나 놀림을 당하는 등 스트레스를 받았던 일을 회상하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수사당국, 범행 동기된 '낙서'와 유서로 남기려던 '메모' 공개

  • ▲ 육군이 공개한 순찰일지 낙서.ⓒ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 육군이 공개한 순찰일지 낙서.ⓒ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이날 공개된 순찰 일지에는 소초원들의 특성을 묘사한 캐리커처 형식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임 병장에 대해서는 엉뚱하고 어수룩한 캐릭터의 '스펀지밥'과 라면을 좋아하는 것을 희화화한 '라면전사' 등으로 묘사돼 있다. 임 병장은 다른 소초원과 달리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진술했다. 

     육군은 임 병장이 자살을 시도하기 직전 작성한 메모 내용도 처음 공개했다. 

    임 병장은 당시 이 메모에서 "모두에게 미안하다...그들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건 살인을 저지른 건 크나큰 일이지만 누구라도 나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사는 게 죽는 것만큼이나 고통스럽고 괴로울 테니까"라며 "나에게도 잘못이 있지만 그들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 ▲ 육군이 공개한 임 병장 메모.ⓒ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 육군이 공개한 임 병장 메모.ⓒ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임 병장은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다는 말이 있고 어린애들이 장난삼아 개를 괴롭히거나 곤충이나 벌레를 죄의식 없이 죽이는 것처럼 자신이 한 행동이 상대방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는지 그들은 헤아리지 못했다"고 썼다. 

    특히 임 병장은 "메모에 적힌 '그들'이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자신을 괴롭혔던 모든 사람들을 지칭한 것으로 메모를 남긴 이유에 대해 '그들'로 표현된 사람들의 행동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줬는지 공개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성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임 병장 '총기난사' 아닌 침착한 '조준사격'

    국방부는 임 병장이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범행 당시 총을 난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범행 과정에서 사망한 5명은 부검 결과 모두 총상에 의한 과다출혈 소견이란 점도 분명히 했다.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국방부 관계자의 말이다.  

    임 병장은 동료들에 수류탄을 던져 폭발하자 실탄을 장전한 후 파편상을 입은 동료들을 향해 K-2 소총 10여 발을 단발로 사격했다.

    몰래 생활관 복도로 진입해 반대쪽을 바라보고 있던 동료들에게 실탄 2발을 발사해 진모 상병이 사망하고 김모 병장은 부상했다.

    임 병장은 총기 안전검사대로 이동, 반대편에 보이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인원에게 1발을 조준사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