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창극 강연을 나는 이렇게 들었다.
    KBS의 문창극 짜깁기 편집은 악질적이다.

金成昱   
1. 
  문창극 국무총리 내정자 온누리교회 강연(2011년 양재성전)이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KBS 9시 뉴스가 논란을 촉발한 文내정자 소위 문제의 발언은 “일제의 식민지배와 남북분단은 하나님의 뜻 이었다” “우리민족은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다”는 등이다.

 강연을 청취한 필자의 판단은 이렇다.
  
  첫째, 文내정자는 강연 어디에서도 일제의 식민지배, 남북분단, 6·25사변 등을 정당화(正當化)하지 않았다. 소위 식민지근대화론을 펴지도 않았다. 
  
  文내정자는 당연히 비통해하고 애통해했다.
그러나 비통과 애통을 넘어서 후회하고 상심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고난과 시련이 있었지만 지나놓고 보니 고난과 시련 뒤에 하나님의 뜻이 있었고
그것은 하나님이 대한민국 건국을 통해서 이 민족에 의로운 일을 시키려 했다는 요지다.
민족을 비하(卑下)한 게 아니라 오히려 “못난 민족”이라고 깎아 내릴 일이 아니라 말했다. 
  
  “저는 가만히 돌아보면, 굽이굽이마다 하느님의 뜻이 분명히 있었다 하는 것을
저는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민족한테 고난을 주신 것도 하느님의 뜻입니다.
우리 민족을 단련시키기 위해서 고난을 주신 겁니다. 고난을 주신 다음에
하느님은 길을 열어주십니다 매번 길을 열어주셨어요(강연 녹취 中)”
  
  “그것도 다 하나님의 뜻이야 우리가 지금와서 야 과거 일제가 우리한테 뭐냐
우리가 우리 이 저 못난 민족이다 이럴 필요가 없다고 봐. 그게 다 하나님의 뜻으로
우리 피 속에서 하나의 고난이 영글어저 가지고 지금 이거에 뿌리가 되었기 때문에
우리가 그걸 지금 후회할 필요도 없고 그것을 애석하게 지금 애석하긴 애석하지만
그것 때문에 상심될 필요는 없다 그렇게 생각합니다(강연 녹취 中)”
  
  KBS는 文내정자 발언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빼뜨린 채 논란이 될 만한 표현만 편집해 보냈다. 文내정자는 “악의적이고 왜곡된 편집”이라며 “해당 언론사 보도책임자를 상대로 허위사실(虛僞事實)에 의한 명예훼손 등 혐의로 법적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둘째, 소위 “게으름” 운운한 대목은 文내정자 말처럼 노골적인 “악의적이고 왜곡된 편집”이다. ‘우리 민족이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다’는 표현 자체가 윤치호 발언을 인용한 것이다. 이사벨라 비숍의 저서 ‘조선과 그 이웃나라들’도 인용했다. 
  
  文내정자는 구한말 우리 민족이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했던 본질적 이유(理由)를 설명했다.
당시 지배층의 착취(搾取)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강연 중간 중간
“일을 하면 다 뺏기니까 게을러졌던 것”이라는 강조한다.
민족성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부패한 나라가 백성을 그렇게 내 몰았다는 요지이다. 
  
  “(비숍의 책을 인용하며) 그래서 조금만 집에 쌀이라도 한두 말이 있으면 그걸 그렇게 다 뺏긴다는 거야. 그니까 조선 사람들은 일을 하려하고 하지 않는다는 거야. 왜? 일을 하면 다 뺏기니까 그니까 게을러지는 거야. 암만 노력을 해봐야 나한테 남는 건 아무 것도 없으니까 게을러 게을러지는 거야 세월은 가라 이렇게 돼 있는 거야. 암만 노력을 해봐야 나한테 남는 건 아무 것도 없으니까 게을러 게을러지는 거야 세월은 가라 이렇게 돼있는 거야(강연 녹취 中)”
  
  文내정자는 이어 ‘연해주·블라디보스톡에 이민 간 한국민은 러시아 사람들 보다 열심히 일 하고 깨끗하고 잘 살았다’는 비숍의 기록을 전한다. 똑같은 민족이, 뺏어가는 나라에선 게으르고 뺏어가지 않는 사회에선 부지런한 모습들을 보여주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할 이유를 역설한다. 
  
  “이 사람이(비숍) 연해주에 사는 조선 사람들을 가보니까 깜짝 놀란 거야.
아니 조선에서는 그렇게 더럽고 그렇게 게으르고 그렇게 응 그 저기 아주 그냥 하류 3류 민족
원시인 같은 삶을 사는 조선민족이 연해주에 조선민족은 얼마나 깨끗한지 몰라
집을 반듯하게 짓고 거기서 열심히 일을 하고 러시아 사람보다 훨씬 더 잘 살고
훨씬 더 깨끗하게 산다 이거야
  
  야! 조선민족이 이런 민족이냐 참 놀랬다. 이거 왜 왜 그럼 연해주에 있는 조선인은 이렇고
왜 조선에 있는 조선인은 그러느냐 그게 뭐냐 그 나라가, 나라가 잘못돼서 그렇다
아까 말씀했듯이 나라가 백성이 뭐만 생기면 볼기를 쳐가지고 다 뺏으니까 일을 안 하는 거야.
근데 그런 나라를 떠나가지고 자기들끼리 모여 사니까 그렇게 잘 사는 거야
그래 아 조선민족을 다시 자기는 다시 봤다. 그런 얘기를 저 한 걸 제가 책을 읽었습니다.
(강연 녹취 中))”
  
  2. 
  KBS는 文내정자 강연의 전체적 맥락을 무시했다.
조건(條件)과 가정(假定)을 빼버린 뒤, 논란의 소지가 될 부분만 잘라 보도했다.
게으른 민족성 운운한 부분이 대표적이다. (A. 양반의 착취 때문에) (B. 한민족이 게을렀지만) (C. 원래 게으른 민족이 아니고) (D. 대한민국이라는 좋은 나라를 만들어 부지런해졌다)는 발언 중 A C D를 잘라내 B만 보도한 것이다. 
  
  KBS 보도의 문창극 짜깁기 편집은 악질적이다.
 전체 강연은 듣지도 않고서, 편집된 방송을 근거로 길길이 날뛰는 야당과
李자스민 같은 새누리당 의원들 역시 한심하긴 마찬가지다. 
  
  written by (사)한국자유연합 대표 김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