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김상민-이인제 등 10여명도 전당대회 출마 저울질
  • 새누리당 당권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이번 7.14 전당대회는 친박·비박(親朴·非朴) 진영의 진검승부로 요약된다. 양측을 대표하는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의원의 맞대결이다. 

    일찌감치 당권 도전의 뜻을 밝혀온 두 의원인 만큼 한 치의 양보가 없다. 특히 올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신경전은 본격 대결을 앞두고 한층 날카로워진 모습이다. 상도동계 선후배 사이라는 관계가 무색할 정도다.

     

  • ▲ 새누리당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서청원 의원(왼쪽)과 김무성 의원. ⓒ연합뉴스
    ▲ 새누리당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서청원 의원(왼쪽)과 김무성 의원. ⓒ연합뉴스

     

    김무성 의원은 8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당대회 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김무성 의원은 “모든 구태를 과감히 청산하고 미래로 가기 위해 과거와의 전쟁을 선포한다”고 했다. 출마 선언문 제목도 ‘과거냐! 미래냐!’였다.

    ‘과거와의 전쟁’이라는 발언을 놓고 사실상 서청원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서청원 의원이 2002년 한나라당 차떼기 사건과 2008년 친박연대 대표 시절 비례대표 공천헌금 사건으로 두 차례 옥살이를 한 점을 꼬집은 게 아니냐는 것이다.

    김무성 의원의 발언에 대해 서청원 의원 측은 상당히 불쾌한 기색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무성 의원은 “특정인을 겨냥한 말이 아니라 정치문화에 관해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무성 의원의 작심 발언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9일 CBS 라디오 방송에서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을 언급, “굉장히 훌륭한 분이고 존경하는 분인데 다소 불만이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김기춘 실장이 당과 청와대 관계를 너무 수직적 관계로 만든 것은 잘못이다. 저는 새로운 당청 관계를 만들고 당을 개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이 비박계 좌장으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선 “친박은 2007년에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대선후보 경선 때 내가 만든 것으로, (나는) 지난 대선 때도 선거를 총괄했던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경쟁 상대인 서청원 의원은 10일 ‘변화와 혁신의 길’이란 주제로 여는 세미나에서 당 대표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피력할 예정이다.

    서청원 의원이 그간 박근혜 대통령과 쌓아온 신뢰관계를 앞세워 온 만큼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의리’가 그의 핵심 구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화성갑 보궐선거에서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도 ‘서청원의 의리’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로 그에게 있어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는 소중한 자산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서청원 의원이 당권을 쥐게 될 경우, 당·청 간의 수직적 관계가 또 다시 2년 동안이나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2016년 20대 총선 공천까지 책임져야 하는 새 대표가 변화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 지난 1월 이혜훈 의원 출판기념회에서 서로 다른 곳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는 김무성 의원(왼쪽)과 서청원 의원. ⓒ연합뉴스
    ▲ 지난 1월 이혜훈 의원 출판기념회에서 서로 다른 곳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는 김무성 의원(왼쪽)과 서청원 의원. ⓒ연합뉴스

     

    2강(强) 후보 외 다른 주자들이 당원들의 표심을 얼마나 가져갈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김영우 의원은 ‘40대 기수론’을 통해 거물급 후보들을 압박하고 있다. 그는 출마를 선언하며 서청원-김무성 의원을 세대교체 대상으로 규정했다. 이후 두 사람이 전당대회에 불출마한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고 누차 요구하고 있다.

    ‘피닉스’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6선의 이인제 의원도 10일 충청권 주자론을 내세워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충청권에서 전멸한 만큼 그가 어느정도 표를 가져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밖에 충청권 출신인 초선의 김태흠 의원, 19대 상반기 국회에서 안전행정위원장을 역임한 3선의 김태환 의원, 경남 출신인 김태호 의원, 친박계 홍문종 의원 역시 전당대회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올해 40세로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청년특별위원장을 역임하며 박근혜 정부의 청년 정책의 뼈대를 세운 김상민 의원도 조만간 출마를 선언할 계획이다. 김상민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20~30대가 새누리당에서 더욱 멀어지고 있는데 우리 당의 미래를 위해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여성 몫 당 지도부 자리를 놓고는 재선의 김을동 의원과 김희정 의원, 중앙당 여성위원장을 맡고 있는 초선의 류지영 의원, 경기지사 경선에 출마했던 김영선 전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