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밖으로 공 날아가도 쫓지 못하는 전후 국가의 어린이들 작은 정성으로도 생명 구할 수 있다는 메시지 마음 뭉클하게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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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들이 낡은 공을 차며 놀고 있다. 황무지 가운데 마른 풀이 뒤엉킨 볼품없는 축구장이지만 어린이들은 열심이다. 누군가 힘껏 내지른 공이 축구장에서 멀리 벗어나 굴러간다. 

      하지만 누구도 그 공을 잡으러 가지 않는다. 가난해 보이는 이 아이들에게 그 축구공은 매우 소중한 장난감일 텐데, 굳은 표정으로 축구공이 멈춘 곳만 바라본다. 별안간 한 아이가 주머니에서 동전 몇 잎을 꺼내더니 축구공이 있는 곳을 향해 냅다 집어 던진다. 

      툭, 툭, 툭, 동전들이 하나씩 축구공 부근에 떨어지고, 그 중 하나가 땅에 닿는 순간 땅바닥이 솟아오르면서 크게 폭발한다. 지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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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년 전 대한민국 땅에 전쟁이 일어났을 때도 셀 수 없이 많은 지뢰가 땅에 묻혔다. 이 작은 땅에 아직도 100만 발의 지뢰가 묻혀있다. 비무장지대는 물론이고 서울 인근 야산에도 많이 남아 있다고 한다. 이 땅에 묻힌 지뢰들을 모두 제거하려면 몇 백 년이 걸린다는 주장도 있다. 

      당연히 우리나라에서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지뢰 때문에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다. 2013년 우리나라의 지뢰 피해자는 3,600명이나 됐다. 그러니 캄보디아나 아프가니스탄처럼 최근까지 전쟁을 해왔거나 전쟁중인 나라의 피해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매년 전세계에서 수십만 명이 지뢰 때문에 죽거나 다친다. 

      더욱이 대인지뢰는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살상한다. 저렴하다는 이유로 제3세계에서 흔히 쓰이는 속칭 ‘발목지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을 불구로 만들고 있다.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 것은 군인도, 성인도 아닌 한참 뛰어놀 나이의 어린아이들이라고 한다. 

  •   광고 영상으로 돌아가자. 오직 공만 보고 달려가는 게 정상인 어린 사내아이들이 소중한 몇 푼의 동전을 던져서 축구공으로 갈 길을 확보했다. 폭발이 가라앉자 굳어 있던 아이들이 비로소 활짝 웃는다. ‘지뢰제거에는 한 푼 한 푼이 소중하다’는 자막이 뜨고, 낡고 해졌어도 아직은 쓸만한 축구공이 클로즈업된다. 이 땅에서 영원히 지뢰를 제거할 기금을 기증하라는 자막과 함께 광고가 끝난다. 
  •   포르투갈의 문 리즈보아(Moon Lisboa)가 대행한 이 광고의 광고주는 제뢰제거 기금을 모집하는 헤일로 재단(HALO Trust)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