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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명보 감독ⓒ연합뉴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이 오는 6일 새벽 2시(한국시각) 그리스와 단판 승부를 벌인다. 세계랭킹 12위인 그리스를 상대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것인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이번 그리스전을 끝으로 홍명보 감독의 23인 엔트리 구성은 어느 정도 끝날 것이다. 5월 26일에 있을 튀니지전을 제외하면 A매치 일정이 더 없기 때문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은 시험대가 아닌 '실전'이다. 실전이 불과 100일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우리나라는 기본적인 베스트11에 대한 그림이 나오지 않고 있다.
홍명보호의 불안 요소는 무엇일까? 공격진과 미드필더 모두 문제가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수비다.
사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수비 문제는 오늘 내일하는 문제는 아니다. 2002년 홍명보, 김태영, 최진철 트리오를 끝으로 대한민국의 수비는 사실상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06년도엔 최진철이 돌아왔고, 2010년엔 이영표가 쓰러져가는 수비진을 붙들었지만, 이번에는 '믿을맨'이 없다.
우선 좌우 풀백은 상당히 불안하다. 지난 멕시코전과 미국전에 모두 출전한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와 미국전에만 출전한 이용(울산 현대)은 경기 결과가 말해주듯이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경기 내내 측면이 불안했고, 이는 패배의 단초가 됐다. A매치 경력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메이저 무대 경험이 없다는 것도 브라질 월드컵을 암울하게 만드는 요소다.
아쉽게도 베테랑 풀백인 차두리(34, FC서울)가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뽑을 수 있는 카드는 더욱 줄어들었다. 하지만 차두리도 공격수 출신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비를 장담할 수는 없다.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우루과이전과 2011년 아시안컵 4강전 때 차두리는 수비수로서의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
수비력 안정에 초점을 둔다면 오히려 마인츠의 박주호를 선발하는 게 나을 것이다. 오랫동안 바젤에서 붙박이 수비수로 뛰고, 마인츠에서 자리를 잡은 박주호는 챔피언스리그 경험도 있고, 유럽 선수들의 성향을 잘 알고 있다는 장점도 있다. 우리나라가 조별리그에서 만나는 상대 중 벨기에와 러시아가 유럽에 속해있다. 수비에 무게감을 주기 위해서는 박주호를 기용하는 것이 더 낫다. 비록 대표팀 선수들과 호흡을 맞춘 시간이 매우 짧지만, 김진수와 이용이 국가대표에서 보여준 경기력을 뛰어 넘을 정도의 단점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중앙 수비다. 홍명보와 최진철 이후 이정수와 곽태휘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이정수는 이제 없고 곽태휘도 잔부상에 따른 컨디션 난조를 겪고 있다. 또한 곽태휘가 비록 세트피스에 있어 제공권 우위를 가져가며 골을 넣는 모습도 보여주곤 했지만, 간혹 치명적인 실수를 페널티 박스에서 범했다는 것도 잊어선 안될 것이다.
최선의 카드는 청소년 올림픽대표팀 때부터 함께 발을 맞춰온 홍정호(아우구스부르크)와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콤비다. 하지만 홍정호와 김영권은 서로 '똑같은' 단점을 같고 있다. 수비수는 위치선정과 몸싸움, 태클, 제공권 등 다양한 능력이 요구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면 바로 집중력과 판단력이다. 홍정호는 예전 인터뷰 때 자신의 집중력 부족을 인정했을 정도로 본인의 단점을 알고 있는 선수다. 물론 이 단점은 최근 상당히 보완이 되었지만, 수비는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다. 이와 동일한 단점을 갖고 있는 김영권을 파트너로 두었다는 것이 바로 중앙 수비의 불안 요소다. 작년 이란과의 월드컵 예선에서도 김영권은 평범한 볼처리를 하지 못해 구찬네다드에게 볼을 빼앗기며 패배의 원흉이 됐다. 소속팀과 청소년대표팀, 그리고 국가대표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은 두 명의 선수가 과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오는 6일 과연 홍명보호가 수비에 어떠한 처방전을 제시할 지 국민은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