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성택 숙청 이후 김정은 유일 지배체제 강화를 위한 주민 사상교육에 박차를 가하는 북한이 언론의 역할을 특별히 강조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출판보도부문이 앞장에 서서 사상혁명의 불길을 더욱 세차게 지펴 올리자'란 제목의 사설에서 "사상은 무기 없이 세계를 지배한다"며 "오늘의 사상전·선전선동전은 신문·통신·방송을 비롯한 출판보도부문이 기수가 돼 주도해나가야 할 언론 총공세"라며 언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북한은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방송과 텔레비전, 노동신문을 비롯해 언론사와 신문·잡지·도서를 발행하는 출판사를 통틀어 '출판보도부문'으로 지칭하며, 이는 남한의 언론에 해당한다.

    신문은 특히 "역사적 경험은 붓대(언론 지칭)가 조금이라도 무디어지면 대중의 신념이 흔들리게 되고 피로써 쟁취한 혁명의 전취물마저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제국주의자들은 인민들의 혁명의식·계급의식을 말살하기 위하여 퇴폐적이고 반동적인 사상 조류를 끊임없이 유포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 당면한 언론의 가장 중요한 임무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유일 영도체계 확립을 내세우고, 언론인들이 어떤 천지풍파가 닥쳐와도 오로지 김 제1위원장의 '참된 동지'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동신문의 이날 사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로 공식 내정된 노동당 제5기 8차 전원회의 이튿날인 1974년 2월 12일 노동신문 사설을 통해 '유일사상체계' 확립을 위한 일대 사상공세를 벌이라는 이른바 '사설혁명' 제시 40주년을 맞아 실렸다.

    신문은 또 3면 전체를 할애해 김정일 위원장이 언론 분야를 지도하면서 있었던 일화들을 소개, 김 위원장이 기자를 비롯한 언론인을 "우리 당의 귀중한 보배"라고 내세웠다며 "사상도, 영도도, 풍모도 장군님(김정일) 그대로인 김정은 원수님께서 계시어 우리 당의 붓대는 굳건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이처럼 기자·언론인을 치켜세우며 역할을 강조하는 것은 중요한 선전선동수단인 언론을 통해 장성택 숙청 이후 김정은 유일지배체제와 지지기반 확립에 주력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장성택을 '국가전복음모죄' 등으로 처형한 이후 여느 때보다 주민 사상교육에 공을 들이는 북한은 이달 말 평양에서 노동당 선전선동부문 간부와 언론인 등이 대거 참석하는 '사상일꾼대회'도 10년 만에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