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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수,목드라마 (밤10시) <감격시대:투신의 탄생> (연출 김정규 안준용/ 극본 채승대 김진수 고영오 이윤환) 6일 방송에서 신정태를 구하러 가는 모일화가 나오면서 두 사람의 특별한 인연이 밝혀진다.
정태(김현중)는 자신때문에 도비패가 일국회에 의해서 전멸할 위험에 처하자 혼자 일본 최대 야쿠자인 일국회 신의주지부를 찾아간다. 하지만 일국회에는 뛰어 난 검술을 가진 신이치(조동혁)가 있다. 목숨을 건 격투끝에 정태는 신이치의 칼에 쓰러진다.
이 소식은 단동에 있는 모일화(송재림)에게도 알려진다.
모일화는 이 드라마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로 나오자마자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었다. 마치 무협소설에 나오는 주인공같이 마른 몸매에 뛰어 난 고수같은 내공이 느껴진다. 머리가 이마와 눈 한쪽을 가리고 있어만화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보이면서도 착 가라앉은 꽉 찬 빈틈없는 목소리와 표정없는 얼굴과 뼛속깊이 서린 냉소가 온몸에서 뿜어져 나와 걸어다니는 시체같이 오싹하다.단동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모일화파>의 조직의 최고실력자인 모일화는 조선사람들과도 인연을 갖고 있다.
황방파의 설두성(최일화)은 모일화와 만나 신의주를 차지한 일국회가 단동으로 올 것이라고 걱정한다. 설두성은 정태 아버지인 신영출에게 큰 도움을 받아 은인으로 생각한다. 모일화가 죽어가는 정태를 살려 준 것을 알고 설두성은 모일화에게 정태를 부탁한다."만약 그 아이를 도울 일이 생기거든 주저하지 말게! 모든 건 내 빚으로 삼겠네!"
"당치 않습니다! 어쩌면 제가 신정태에게 더 큰 빚을 지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그 때 정태가 혼자서 일국회를 찾아갔다는 전화가 걸려온다.
"어머니를 도륙했던 낭인들은 날 죽이고 증거를 없애려고 했다.
그 때 날 살린게 신정태의 부친이다!"
"은혜는 두 배로 원수는 10배로!"모일화는 당장 일국회지부가 있는 신의주로 간다.
일국회 신의주 지부 주인 가야는 모일화에게 무엇을 걸겠냐고 물어보고 모일화는 원하는 모든것을 걸겠다고 한다. 이번에는 가야가 모일화보고 무엇을 원하냐고 묻는다.
모일화는 한 마디씩 힘을 주어 말한다."신-- 정--태--!"
감격시대는 사람들이 모두 문둥병자처럼 무서워하며 사람이라는 족속에서 제껴놓은 무시무시한 싸움패이야기이다. 헌데 피비린내나는 싸움꾼들한테서 사람냄새가 물씬물씬 난다.
부모도 타인처럼 낯설게 보는 이 시대인데 이들은 은혜를 결코 잊을 줄 모르는 이상한 외계인들이다. 평생 키워 준 부모 앞에 돈 한 푼도 내놓기 아까워 벌벌 떠는 차디 찬 인공심장으로 갈아끼운 미친 세상인데, 이리처럼 사나운 싸움패 대장들은 한 솥밥 먹는다고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무지렁이들을 제 식구처럼 돌보고 자신의 목숨도 아낌없이 대신 내 놓는 그대들은 <별에서 온 그대들>이다.
요즘 드라마들은 마치 어릴 때 갖고 놀던 인형같이 홀리는 예쁨이 있지만 땀 냄내는 없다.
눈을 휘둥그레하게 할 정도로 아름답게 꾸며 놓았지만 아무도 살지 않는, 뒤돌아서면 곧 잊혀지는 모델 하우스와 달리 감격시대에서는 녹즙기에서 갈리고 갈려 으스러져 나오는 즙처럼 인생의 아리고 쓰린 녹즙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인생 맨 밑바닥에서 매 순간 처절하고 치열하게 인생과 맞서 싸우는 거칠고 무식한 싸움패들 보며 아이로니하게 삶이 얼마나 엄숙한지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생각케 한다.
[사진출처= KBS2 드라마 <감격시대>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