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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 전 美국방 "오바마, 아프간서 발뺄 생각만"
출간 예정 회고록 통해 비판…백악관 "동의할 수 없다" 성명
(워싱턴·서울=연합뉴스) 미국 국방장관으로 일했던 로버트 게이츠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빠질 생각만 했다며 그의 전쟁 지도력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게이츠 전 국방장관은 저서 '임무: 전장에 선 장관의 회고록'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아프가니스탄전은 오로지 빠져나와야 할 일이었다"고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게이츠 전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승인한 전쟁 전략과 직접 임명한 사령관도 믿지 못했으며,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을 싫어했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당시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책임진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중부군사령관은 물론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이나 게이츠 장관 자신 등 군 지도부를 믿지 못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백악관에서 벌어진 격론 끝에 아프가니스탄에 3만명의 병력을 추가배치하기로 결정했을 때도 오바마 대통령이 전쟁에 대한 불신을 심은 보좌진에게 둘러싸여 있었으며 의심에 좀먹어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실패할 것이라고 확신한 것까지는 아니지만 회의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008년 대선 경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목적으로 2007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이 추진하던 이라크전 병력 증원에 반대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조 바이든 부통령에 대해서도 게이츠 전 장관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게이츠 전 국방장관은 바이든 부통령이 "거의 모든 주요 외교정책과 국가 안보사항에 대해 잘못을 저질렀다"며, 군 지휘에 관해서는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표현까지 썼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조율했던 토머스 도닐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참모진에 대해서도 군 지휘자들을 모욕했다는 등의 이유로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 아프가니스탄전의 지도력에 대해서는 거센 비판을 쏟아냈지만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진실한 사람"이라고 평가했으며 회고록 말미에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내린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이 맞았다"고 밝혔다.
게이츠 전 국방장관은 1990년대 초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냈고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에 걸치는 2006년 12월부터 2011년 6월까지 4년6개월간 국방장관 자리를 지켰다.
594쪽 분량의 이 회고록은 오는 14일에 출간된다.
백악관은 게이츠 전 장관이 저서에서 비판한 내용을 방어했다.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오바마 대통령이 알카에다를 괴멸시키는 임무를 달성하려 노력해온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며 아프간 전쟁을 단계적으로 줄여 올해 말 철군을 완료한다는 확고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늘 그랬듯이 정책 옵션을 넓힐 수 있도록 국가안보팀 내부의 다른 견해를 언제나 환영했다"며 "평생 봉직한 게이츠 전 장관에게 깊이 감사하고 있고 책 내용에 대해 토론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헤이든 대변인은 이어 "바이든 부통령은 최고 정치인 중 한 명으로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높이는 데 기여했으며 오바마 대통령이 매일 그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다. 게이츠 전 장관의 평가에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