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의 [대통령 조망권] 보장해야
  • 싼 티에 촌 티 나는

    청와대 기자회견장




    청와대 안에 기자들이 거주하는 춘추관에 기자회견장이 2개가 있다.
    그런데,
    하나는 싼티가 물씬 풍기고,
    또 하나는 촌티가 배어있다.

     

    1. 제대로 된 기자회견장은 2층이다.

    6일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후 첫 기자회견을 한 자리이다.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이라 그런지 모르지만, 다소 분위기는 딱딱했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공간이라 기자들 조차 그 공간이 생소하다.

    게다가 기자회견을 하기에는 공간이 위압적이다.
    대통령 주변으로 장관들이 죽 둘러앉은 것도 이런 딱딱함을 보태줬다.



  • 미국 백악관 기자실을 보면 협소하다 싶을 정도여서
    기자들이 무릎이 닿을 만큼 빽빽이 앉아야 한다.
    그래서 그런지 질문도 돌발 질문에 유머있고 재미있고 친밀한 것들이 튀어 나온다.

    2층 기자회견장 분위기가 딱딱한 것 말고,
    6일 회견에서 결정적으로 눈에 거슬리는 장면은
    바로 박근혜 대통령을 양 옆에서 압도하는 무지막지하게 큰 깃발이다.

    왼쪽에는 대형 태극기가,
    오른쪽에는 역시 대형 청와대 깃발이 걸려 있었다.

    너무 큰 데다,
    대통령을 내려다보는 듯이 배치되다 보니
    시선이 자꾸 분산되고 가려졌다.

    태극기와 청와대깃발을 꼭 저렇게 배치했어야 하나?

    미적 감각이나 방송 카메라 혹은 그 기자회견을 보는
    수천만 국민의 [대통령 조망권]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0점 센스이다.

    국기가 꼭 그렇게 커야 했나?
    꼭 그렇게 큰 국기를 걸어야 한다면,
    조금 멀리 떨어져 세우면 안됐나?

    촌 티 난다.


    2. 1층 기자 회견장은 시장터 분위기가 난다.

    짐작하건대 청와대 출입기자 숫자가 대폭 늘어나면서,  
    몇 개로 나뉘어진 기자실 가운데 약간 둥그런 통로에
    그냥 글자 그대로 임시방편으로 만들어놓은 것 같다.

    그런데 실제로 가보면, 여기가 거기야? 싶다.
    덩그런 빈 공간에 청색 가림막 하나 세워놓고
    그 앞에 청와대 문양이 새겨진 강단 하나가 전부이다.
    노트북 올려 놓을 받침 하나 없어서 기자들은 무릎 위에 놓고 친다. 


  •  


  • 청와대에서 긴급하게 브리핑할 필요가 있을 때
    혹은 방송 카메라의 가림막으로 쓰기 위한 백보드 하나 덜렁 현관에 놓았다고 보면 딱 맞다.

    이 기자회견장 백보드 뒷편에 의자가 널부러져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자주 비치기도 했다.
    그 옆에는 음료수 자판기도 떡 하니 앉아있다.

    청와대 기자회견장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하기 짝이 없다. 

    최근엔 강의용 책상 몇개 갖다 놓았지만,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 싼 티 풍긴다.

    검소한 청와대, 절약하는 청와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기자회견장은 온 국민이 수시로 보는 장소이다.
    몇 푼 아끼려고 국민들의 시선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를 바란다. 

    정부 각 부처 기자회견장도,
    저렇게 싼 티 촌 티 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