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군님은 초대소로, 아이들은 농장밭으로'

    최다미 기자  /뉴포커스

    최근 북한 주민 사이에서 정권을 비꼬는 새로운 유머가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는 '장군님은 전선으로, 아이들은 야영소로'라는 노래 가사가 있으며,
    북한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정도로 널리 통용되는 말이다.
     
    일반 주민뿐만 아니라 북한 선전매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노동신문은 '온 세상 아이들이 찾아오는 행복의 요람'이라는 글을 통해
    송도원 야영소를 선전하면서 김정일이 이곳을 방문한 후
    '장군님은 전선으로 아이들은 야영소로'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북한에서는 이 말을
    '장군님은 초대소로, 아이들은 농장밭으로'라고
    왜곡해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탈북한 평성 출신 김민석 씨는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여름에 최고지도자는 시원한 초대소에서 시간을 보내지만 한창 공부에 매진해야 할 아이들은 그 뜨거움을 견뎌내며 농장밭에 동원된다. 또 추운 겨울 최고지도자는 따뜻한 초대소에서 시간을 보내지만 아이들은 새해 첫날부터 인분에 동원되는 이런 상황을 두고 생겨난 유머"라고 말했다.
     
    김민석 씨는 "김정일 초대소가 있다는 것은 웬만한 주민은 다 알고 있다"면서
    "장군님이 줴기밥(주먹밥)을 먹었다고 하는 북한 정권의 선전을 믿는 사람도 더 이상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생이 농장밭에 동원이 된 적이 있다. 점심도 제대로 주지 않으면서 쉴참도 없이 일을 했다고 한다"면서 "얼마나 진을 뺐는지 얼굴이 허여멀쑥해져서 집에 왔더라. 야영소에서 행복을 누리는 북한 학생의 모습은 선전 속에서만 존재한다"고 전했다.
     
    또 '영양단지는 학생단지'라는 말이 있다고 소개했다.
    영양단지는 옥수수를 모판에 길러서 밭에 옮겨심는 과정을 말한다.
    즉 학생들이 다 한다는 의미의 북한 유행어다.
     
    김민석 씨는 "최고지도자가 돈을 쓰러 다닌다면 일반 주민은 돈을 벌러 다니는 것이 북한의 상황"이라면서 "장군님이 초대소로 향할 때 아이들은 농장밭으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