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월,화드라마(오후 10시) <따뜻한 말 한 마디> (연출 최영훈 극본 하명희) 에서 취재 갔다가 알게 된 유재학과 한동안 사귀다가 헤어진 은진이는 그 사실이 알려질까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그런데 연인같이 다정하게 만나는 두 사람을 본 사람을 만나는 장면이 17일 그려진다.  



    남편 김성수(이상우)는 변하겠다고 한 후 더 할 수 없이 자상하고 따뜻한 남편으로 바뀌었다. 부모님이 이혼할까 봐 불안해서 울던 딸 윤정이도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에 환한 웃음을 짓는다. 친정과도 더할 수 없이 화목하게 지낸다. 남 보기에는 더 할 수 없이 행복하고 건강한 남부러울 것이 없는 평온한 가정이다.

    성수의 친구는 마누라가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갔다.
    그 친구와 함께 술을 먹느라 잔뜩 취해서 돌아와 소파에 누으며 하는 말.

    "세상이 말세야! 말세야!"
    "남편이 힘들게 벌어다 준 돈으로 밥 먹고 옷 입고...
    딴 놈하고 쪽쪽 대는 게 그게 사람의 할 도리냐?
    기집애 하나 잘못 만나서 뭔 날벼락이냐?"
     

     

     


    성수는 옛날에 바람을 피어서 은진(한혜진)이에게 큰 상처를 줬었다.
    뒤에서 아내를 다정하게 안으며 성수가 말한다.

    "고마워! 그 때 날 잡아줘서!"


    겉으로는 아무런 내색 안 하고 이전보다 가정에 충실하려고 애쓰지만 때때로 아내가 한 말이 떠 오른다.

    "판도라의 상자야! 영원히 열지 않겠다구 약속할 수 있어?"


    남편의 친구 얘기도 쿠킹 클래스에서 나누는 대화들도 온통 불륜에 관한 이야기라
    은진이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콕콕 찔린다.
     
    은진이는 서점에 가기를 좋아한다.
    남편과 다정한 통화를 나누고 기분좋게 책을 고르고 책 값을 지불하려는데 점원이 묻는다.

    "혼자 오셨어요? "
    "저를 아셔요?"

    의아하게 묻는 은진이의 질문에 점원이 콕 찌른다.

    "남편이 같이 오셨잖아요? 
    그림이 워낙 좋아서 기억이 나요!" 


    은진이는 떠 올린다. 유재학(지진희)과 서점에서 만나던 때를.

    빈틈없는 아내(김지수)의 정해진 규칙에 따라 살아야 하고 평생 모범생, 젠틀맨의 틀에 갖혀 사는 것에
    숨막혀 하는 재학이다.
    일 하지 않고 게으름을 핀다며 은진이가 재학이보고 '개날라리' 같다고 놀리는 말에 재학이는 너무나 좋아한다.
    둘은 지루한 일상의 숨막힘에서 일탈하는 신선함과 자유로움을 느끼며 즐거워했었다.   

    그러다가 지나가는 사람이 은진이를 밀치는 바람에 넘어지려 하는 은진이를 유재학이 붙들어준다.

    모든것이 안정되어 가는데 은진이가 주변에서 듣는 말들은 불륜으로 당하는 처절한 고통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그럴 때마다 은진이는 불안과 죄책감에 시달리고 불륜이 주는 처참한 참상을 새삼 깨닫는다. 
    그래도 그런 이야기들은 제 삼자의 이야기로 들어 넘길 수도 있다.

    아무도 모르게 만났다고 생각한, 새로운 꿈을 꿨던 유재학과 만나는 것을 본 목격자가 나타난 것이다.

    남편이 바람피었을 때 한바탕 난리를 쳐서 모두 알게 되었지만 자신만은 그냥 묻힌 채로 넘어가길 바랐는데.
     
    남편은 판도라의 상자를 어떻게 할까?
    자신이 한 일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될까?

    당신이 은밀히 한 일을 누군가는 알고 있다!

    [사진출처= SBS 드라마 <따듯한 말 한마디>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