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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도박 및 도박 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토니안(본명 안승호) 등
6명에 대한 공개 재판이 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서관 526호 법정에서 열렸다.이날 재판부(형사14단독·신명희 부장판사)는
피고인 전원이 자신들의 공소 내역(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30분 만에 변론을 종결하고 검찰 측 구형으로 재판을 마무리했다.지난달 10일 이수근과 탁재훈 등이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된 [연예인 도박 파문]은
방송사 예능프로그램 메인 MC들이 대거 연루되는
[초미의 사건]으로 비화되면서 각계의 관심을 끌어왔다.검찰에 따르면 토니안 등 다수 연예인은
2008년부터 2~3년간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 경기의
승패와 스코어를 놓고 [후불 베팅],
맞췄을 경우 수수료 10%를 제외한 나머지 베팅액을 챙기는
이른바 [맞대기 도박]에 빠져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검찰은 적발된 연예인 중
도박 규모가 5천만원 이하인 연예인들(앤디, 붐, 양세형)을
[약식 기소(벌금형)]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도박 기간이 길고 규모가 5천만원을 넘어선 이들에겐
모두 [상습도박 혐의]를 적용, 재판에 회부했다.주목할 만한 점은 이수근의 경우,
자신의 매니저와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는 사실.검찰에 따르면 이수근의 전 매니저 김OO씨는
이수근의 지시를 받고 타인 명의의 계좌를 이용해
운영자에게 송금을 하거나 배당금을 대신 받는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결국 이수근은 본인 스스로 도박을 하는 것도 모자라,
전 매니저까지 끌여들여 범죄 행위를 저질러 온 셈이다.이와 관련, 전 매니저 김씨의 변호인은
이날 최후 변론을 통해 "피고인은 직접 도박에 가담한 적이 없다"며
선처를 거듭 호소했다.피고인은 병역법을 위반한 혐의 외에는 동종 전과가 없습니다.
다른 연예인들도 매니저의 통장 등을 이용해
함께 도박을 해 왔는데 (다른 매니저들은)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이에 재판부의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
이수근은 변호인을 통해
"가벼운 내기로 시작한 도박이 이렇게 큰 범죄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며
자신의 무지함을 탓한 뒤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피고인은 2003년 개그맨으로 데뷔한 이래
오랫동안 무명 생활을 하면서 서러움을 많이 겪었습니다.
축구를 좋아해서 탁재훈의 권유로 축구단에 가입을 했는데
그곳에서 (도박개장자)한OO를 알게 됐고
처음엔 가벼운 내기로 도박을 하게 됐습니다.
지금처럼 엄청난 범죄로 이어질 줄은
그때에는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피고인은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습니다.이수근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둘째 아이가 뇌성마비를 겪고 있고
아내가 심장 수술을 받는 등 어려운 가정사를 갖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 대중 앞에선 웃으며 서야 하는 [감정 노동자]"라고 대변했다.따라서 변호인은
"조금만 피고인의 처지를 이해하고 애정을 갖고 지켜보신다면,
그동안 (피고인이)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왔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이수근의 남다른 가정 환경을 정상 참작해 달라고 호소했다.또 "사건사고가 벌어지면서 피고인은 방송인으로선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방송 출연 정지] 통보를 받았다"며
"그동안 가랑비에 옷 젖는 것처럼 자신도 모르게 도박에 빠져들었는데
다행히 [스스로 도박을 끊고] 자숙하던 중 갑자기 사건이 불거진 것"이라고
저간의 사정을 설명했다.정말 견디기 힘든 건
피고인을 바라보는 조소어린 시선일 겁니다.
피고인은 이번 일로 너무 많은 것들을 잃어버렸습니다.
유명 연예인이라고 해서 역차별을 받아선 안됩니다.
현재 피고인의 지인들이 탄원서를 작성하고 있고,
곧 제출할 예정입니다.
이 점 또한 정상 참작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이수근도 [최후 변론]에서 자신의 입을 통해
현재 처한 심경과 답답한 속내 등을 털어놨다.첫 기사가 나가고 20여일 정도가 흘렀는데
정말 힘들었고 이게 꿈이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빨리 제 잘못을 시인하고 뉘우치자
그때부터 한결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저를 아껴주시던 팬들 보기에도 부끄럽고
저로 인해 가족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반성하고 있습니다.
부디 너그러운 선처를 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검찰에 따르면
이수근은 2008년 12월부터 2011년 6월까지
집 등에서 휴대폰으로 도박장 개설자(운영자) 한OO 등에게
[후불 베팅]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경기 결과를 맞추면 10%를 제한, 배당금을 받고
틀리면 전액을 운영자에게 송금하는 방식.
이수근 그동안 3억 7천만원을 [맞대기 도박]에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이수근의 혐의를 모두 사실로 인정한 뒤
"다만 피고인이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초범]이라는 점을 감안,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한다"고 밝혔다.최종 선고가 내려지는 차기 재판은 오는 27일 오전 10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취재 = 조광형 기자
사진 = 이미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