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유예 이상 선고 받으면 지상파 방송국 퇴출?맞대기 도박 혐의로 기소된 연예인들, 일제히 "반성한다" 통회자복(痛悔自服)

  • 불법 온라인 도박에 억대의 판돈을 쏟아부은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연예인들이 일제히 [참회의 뜻]을 밝혀 주목된다.

    6일 오전 [첫 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서관 526호 법정에
    (일반인)피고인 3명과 함께 들어선
    연예인 3인방(토니안, 이수근, 탁재훈)은
    "자신들의 도박 혐의를 인정한다"며
    검찰이 제출한 증거 자료에 모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이 제기한 공소 내역을 모두 인정하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피고인들은
    "잘못을 반성하고 있으며 깊이 뉘우치는 중"이라는 공통된 진술을 했다.

    증거 자료에 모두 동의합니다.
    모든 (도박)혐의를 인정합니다.
    반성하고 자숙하고 있습니다.

    이날 피고인 측 변호인들은
    검찰이 제시한 [신한은행 계좌 내역],
    [배팅금 출금 내역],
    [맞대기 도박 운영자 계좌],
    [차OO 진술 기록],
    [도박 운영자 진술 기록],
    [차명 계좌 분석 내역],
    [맞대기 도박에 사용했던 계좌 분석 내역],
    [검찰 조사 당시 피고인들의 자백] 등
    검찰이 제시한 모든 증거 자료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피고인들이 자신들의 혐의를 모두 인정함에 따라
    [다툼의 여지]가 사라진 이날 공판은
    예상보다 빠른 30여분 만에 마무리됐다.

    이는 [동종 혐의]로 기소됐던 김용만 등의 공판과 비슷한 양상.

    당시 재판에서도 김용만 등 피고인 전원은
    "자신들의 도박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며 특별한 변론을 펼치지 않아,
    재판이 [초고속]으로 진행됐었다.

    피고인들이 시작부터 적극적인 [반성의 의지]를 내비친 덕분인지,
    검찰이 요청한 구형량도 비교적 가벼운 수준이었다.

    검찰은 동종전과가 없는 피고인들이 모두 자백을 했고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을 감안,
    6명에게 [집행유예] 혹은 [벌금형] 처분을 요청했다.

    도박액수(약 4억원)가 가장 큰 토니안은
    피고인 엄OO과 함께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 받았고,
    3억 7천만원의 도박 자금을 탕진한 이수근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 받았다.

    이수근의 전 매니저로 이수근의 도박 행위를 도운 행위(방조)로 기소된
    김OO는 징역 4년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 받았고,
    2억 9천300만원을 맞대기 도박 자금으로 사용한 탁재훈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 받았다.

    수년간 토니안 등 4명으로부터 돈을 받아 [대리 도박]을 하고,
    9천300만원을 불법 스포츠 토토에 베팅한 김OO은 벌금 1,000만원을 구형 받았다.


  • '예능지존'의 어이없는 추락..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

    한때 신동엽을 능가하는
    [예능천재]로 각광 받았던 방송인 탁재훈은
    수년간 3억원에 가까운 판돈을 걸고 도박을 해 온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탁재훈은
    지난 2008년 2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자택 등에서
    도박장 개설자 한OO에게 영국 프리미어리그 경기 승패를 예측하는
    [후불 베팅]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탁재훈이 [맞대기 도박]에 쏟아부은 돈은 자그마치 2억 9천300만원.

    이날 탁재훈은 최후 변론에서
    "지난 실수를 많이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
    "만일 선처해 주신다면 좋은 모습으로 열심히 봉사하면서 살겠다"고 다짐했다.

    탁재훈의 변호인은 한 발 더 나아가
    "다른 피고인에 비해 도금 액수(도박 규모)가 적고
    동종 전과가 없는 점을 헤아려달라"면서
    "[벌금형]으로 선처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호소했다.

    현재 본인이 진행 중이던 모 프로그램 제작진으로부터
    [하차 통보]를 전해 들은 탁재훈은
    만일 지상파 방송국에서조차 [출연 정지 명단]에 올릴 경우,
    방송 활동 자체가 [전면 중단]되는 치명타를 입게 된다.

    통상적으로 집행유예 이상의 판결이 내려진 방송인의 경우,
    지상파 방송국에서 [퇴출]되는 수순을 밟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제발 벌금형으로 감형해달라"는 탁재훈 측의 호소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방송인 탁재훈의 마지막 간청이나 마찬가지.

    지난 10월 [임금 체불 혐의]로 재판을 받았던 개그맨 심형래도
    재판부에 비슷한 호소를 한 적이 있다.

    당시 심형래는
    "직원들에게 밀린 임금을 지급하려면 방송 활동을 재개해야 하는데
    집행유예 이상의 판결이 내려질 경우 재기하는데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벌금형 이하]를 선고해 달라는 간청을 했었다.

    다행히 재판부는 심형래의 요청을 받아들여
    집행유예를 선고했던 원심을 깨고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과연 이번 재판에서도 재판부가
    피고인들의 [절박한 사정]을 감안해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종 선고가 내려지는 차기 재판은 오는 27일 오전 10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취재 = 조광형 기자]
    [사진 = 이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