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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3분기 성장률 3.6%로 상향…알고보면 '속빈 강정'
기업재고 급증 덕분에 잠정치보다 0.8%포인트 높아져
소비지출 등 뒷받침 안돼…17∼18일 FOMC회의 주목
(워싱턴=연합뉴스)미국의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애초 발표한 2.8%에서 3.6%로 상향조정됐다.
소비가 뒷받침되지 않은 채 기업재고가 늘어난 덕분으로, '속 빈 강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상무부는 올해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와 비교해 3.6%(연환산 기준) 증가하면서 지난해 1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내놓은 수정치는 지난달 초 발표한 잠정치(2.8%)보다 0.8%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미국은 GDP 성장률을 잠정치, 수정치, 확정치 등 세 차례로 나눠 발표한다.
3분기 성장률은 시장 예상치(3.0∼3.1%)를 훨씬 웃도는 수치이고 2분기 성장률(2.5%)보다 1.1%포인트나 높은 것이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은 1.1%였다.
분야별로는 기업재고가 전분기보다 무려 1천165억달러(연환산)나 증가해 1998년 1분기 이후 최고 증가율을 보이면서 3분기 성장률을 1.68%포인트 끌어올렸다.
2011년 4분기 이후 GDP 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
잠정치 발표 때는 기업재고가 860억달러 늘어 GDP 0.8%포인트 상승 요인이 됐다고 했으나 그 규모와 폭이 더 확대된 것이다.
기업재고를 제외하면 3분기 경제성장률은 1.9%로 잠정치(2.0%)보다도 되레 떨어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활동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도 1.4% 늘어나는데 그쳤다.
잠정치(1.5%)나 2분기(1.8%)보다도 낮은 것이고 2009년 4분기 이후 최소 증가 폭이다.
무역적자 규모가 작아져 성장률을 견인했다던 지난달 발표와 달리 이날 나온 수정치에서는 적자 규모도 상향조정됐고 성장률에도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소비 수요가 크지 않고 소비자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가처분 소득도 전분기보다 떨어졌음에도 기업재고가 엄청나게 늘어남으로써 4분기 경제에 부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지난 10월 16일간 이어졌던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과 최근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시장 회복 둔화 등으로 인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2% 미만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달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월 850억달러 규모의 채권 매입 액수를 줄이는 이른바 테이퍼링(tapering·자산 매입 축소)을 결정할지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에서 한 연설에서 "오늘 나온 수정치가 경제가 훨씬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지표로 보이지 않는다. 미국은 아직 상대적으로 완만한 성장세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기 부양책을 지지하는 비둘기파이지만 FOMC 회의에서는 투표권이 없는 록하트 총재는 양적완화(QE) 정책을 마무리하기 위한 '출구전략 시간표'를 제시하기 전에는 테이퍼링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 노동부는 FOMC 결정에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는 11월 실업률 등 고용 관련 지표를 6일 발표한다.
시장은 지난달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18만∼18만5천개 늘어나고 실업률은 7.2%로 전달보다 0.1%포인트 내려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