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3대 뉴스통신사 중 하나인 AFP의 엠마뉘엘 어그(Emmanuel Hoog·51) 회장은 3일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속에서 언론들이 살아남기위한 생존 조건으로 뉴스 서비스의 질과 신뢰성, 두가지를 강조했다.

    한국을 방문중인 어그 회장은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앞으로 50년 후 어떤 미디어는 사라지고 어떤 미디어는 새로 나타날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서비스의 질과 신뢰성으로, 두가지를 지켜나간다면 앞으로도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뉴스 통신사인 AFP는 150개국 180명의 특파원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1천500명의 기자를 두며 미국의 AP, 영국의 로이터와 함께 세계 3대 통신사로 꼽히고 있다.

    어그 회장은 프랑스 최고 엘리트 양성기관인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하고 문화부 공무원으로 공직을 시작한 이후 국립시청각연구소(INA) 소장을 거쳐 지난 2010년 AFP 회장에 취임했고, 영상과 멀티미디어 및 스포츠 분야에서 회사 성장을 주도한 점을 인정받아 지난 4월 연임됐다.

    어그 회장은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영상 뉴스와 스포츠 사업을 새로운 시장으로 개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지난 1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뉴스통신사 세계대회에서는 "비(非)미디어 고객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바 있다.

    그는 "작년 영상 뉴스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는 매일 70~80개 주제 200여개 포맷의 영상물을 TV에 제공하고 있다"며 "세계 최대의 통신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고객들이 요구하는 만큼의 영상물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영상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포츠 분야 서비스에 대해서는 "기사 서비스와 사업적인 측면 모두에 대해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며 "월드컵과 올림픽에 대규모 취재진을 파견하는 등 세계 최고의 스포츠 뉴스를 제공하는 한편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새로운 매출을 창출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AFP는 프랑스 정부로 부터 받는 구독료가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국가기간통신사이기도 하다. 프랑스 하원은 작년 2월 본회의에서 AFP 활동의 공공성(General interest mission)과 이에 따른 정부 재정 지원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어그 회장은 이에 대해 "AFP가 공공 부문에 기여하는 바를 프랑스 정부가 인정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뉴스 통신사가 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로 '시장 적응성'을 꼽았다. 뉴스통신사가 지난 150년 동안 수많은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지켜보면서도 시장 적응성이라는 장점 덕분에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어그 회장은 "AFP는 패션이나 생활, 경제, 환경 등의 새로운 분야에서 시장을 개발하고 있다"며 "한국의 경우 수천년간 이어온 전통 문화와 K팝 같은 한류 등 문화 영역이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연합뉴스의 뉴스 서비스에 대해서는 "연합뉴스가 공정성 있는 보도로 질 좋은 뉴스 서비스를 제공해줘서 고맙다"며 "연합뉴스와 긴밀한 협조를 지속하면서 양사의 관계를 더 발전시켜 나갈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어그 회장은 평양에 특파원을 파견하거나 지국을 설치할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 "현재작업 중인 이야기라서 조심스럽다"고 답했다.

    그는 "모든 사건은 현장과 가까운 곳에서 취재돼야 한다는 점에서 북한 역시 가까운데서 취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다만 이 같은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가능할지에 대한 기술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AFP는 프랑스어, 영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독일어, 아랍어 등 6개국어로 기사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일본어와 중국어로는 기사 번역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어그 회장은 한국어 서비스 계획에 대해서는 "AFP는 전세계 150개 국가 200여 사무소에 80개 국적 2천여명의 직원을 둔, 세계에서 제일 국제화된 뉴스통신사"라며 "당장은 아니지만 연합뉴스와 함께라면 한국어 서비스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