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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업무용 차량이 새로 출시된 신형 '제네시스'로 바뀔지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현대·기아자동차에 따르면 정 회장의 업무용 차량은 현재 기아차의 플래그십(대표모델) 세단인 'K9'이다.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인 '에쿠스'를 타고 다녔는데 지난해 5월 K9이 출시되자 바꿨다.
정 회장이 그전에도 에쿠스만 타고 다닌 것은 아니다. 1세대 제네시스가 나온 2008년에는 제네시스를 타고 다녔고, 2006년엔 기아차의 미니밴인 그랜드 카니발을 업무용 차로 이용하기도 했다.
정 회장이 특정 차를 업무용 차로 선택하는 이유는 차량 홍보의 성격이 크다는 것이 주변의 관측이다. '자동차 만드는 그룹의 총수가 이런 차를 탄다'는 것 자체가 그 차의 평판과 신뢰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다만 정 회장의 이런 '지원사격'에도 불구하고 K9의 판매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K9이 성능이나 제원, 안전성 등에서 매우 훌륭한 차인데도 시장의 반응은 예상보다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만큼 기아차로서도 자존심을 걸고 최고의 기술력을 동원해 공들여 만든 차였던 것이다.
자동차업계에선 K9 부진의 원인으로 '기아'의 브랜드 파워가 현대에 견줘 상대적으로 약한 점을 꼽는다. 현대 간판으로 나왔다면 더 팔렸을 텐데 기아라서 '디스카운트'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정 회장이 홍보 효과만 노려 업무용 차를 선택한다고 보긴 어렵다. 그랜드 카니발의 경우 2006년 이후로도 종종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차량 선전 외에도 특정 차에 대한 애착이나 실용성 등을 두루 따져 차를 고르는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신형 제네시스도 정 회장의 '간택'을 받을지 관심이다. 현대차가 유럽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 공략을 위한 비장의 무기로 준비한 차란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제네시스가 유럽 프리미엄 시장에 안착하며 기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거둘 경우 현대의 브랜드 가치는 수직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는 에쿠스나 K9과 달리 뒷좌석 승객보다는 운전자에 방점을 두고 만들어진 오너 운전형(owner-driven) 차량이긴 하지만 이미 1세대 모델이 정 회장의 업무용 차로 쓰인 바도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정 회장은 소형차도 신차가 나오면 시승해보는 등 제품 전반에 두루 관심이 크다"며 "업무용 차가 제네시스로 바뀔지는 전적으로 정 회장의 결정이어서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