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칸 라이언즈 그랑프리 3개 석권, 광고로서는 최초로 에미 상까지


  • 날마다 노트북의 웹캠으로 일기를 녹화하는
    알렉스(토퍼 그레이스Topher Grace 분)에게는
    이상한 [병]이 있다.
    그는 아침마다 전혀 다른 모습으로 깨어난다.
    어느 날은 대머리 중년 남성으로,
    또 어느 날은 아시아 소녀로,
    또 어느 날은 흑인 청년으로 깨어난다.
    이따금 잘생긴 청년의 모습으로 깨어나는 날이면
    알렉스는 하룻밤 짜리 사랑을 한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파트너가 깨어나기 전에
    살그머니 도망쳐야 한다.
    누구도 하룻밤 이상 사랑할 수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알렉스는
    고가구 상점에서 일하는 아름다운 아가씨
    레아(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테드 Mary Elizabeth Winstead 분)를 보고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알렉스는 매일처럼 먼 발치에서 그녀를 바라보며
    잘생긴 청년의 모습으로 깨어나기만 기다린다.

    여러 모습의 알렉스를 연기한 것은
    배우가 아닌 일반인들이었다.
    대중매체에 넘치는
    비현실적으로 잘생긴 남녀들의 모습을 보며
    위축됐던 일반인들이
    알렉스를 뽑는 [오디션]에 기꺼이 응모했고,
    이들은 보잘것없는 모습으로 태어난 아침,
    자신의 모습을 [도시바] 노트북 화면을 통해 확인하며
    [오늘은 안 돼]라고 절망하는 알렉스의 모습을 훌륭히 연기해냈다.
    마침내 매력적인 청년의 모습으로 깨어난 아침,
    알렉스는 자신 있게 레아를 찾아가고
    둘은 박물관에서 꿈 같은 데이트를 한다.
    하지만 다시는 그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는 알렉스,
    그를 그리워하는 레아,
    두 사람은 과연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레아]라는 이름은 구약성경 창세기에서
    야곱의 첫 번째 아내로 등장한다.
    성경 속에서는 아름답지 않은 외모 때문에
    남편의 사랑을 얻지 못하지만,
    자기 몸으로 장자 르우벤을 비롯해
    여섯 아들과 한 딸을 낳았다.
    이 때문에 레아는
    외모보다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교훈을 전할 때
    자주 거론되는 인물이다.
    [도시바] 노트북이 이 환상적인 동화를 만들어낸 의도도
    바로 레아의 교훈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웬만한 노트북이나 PC면
    의례 [인텔] 프로세서가 들어있게 마련이어서
    강조하기도 새삼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도시바는 이 인터넷 필름을 통해
    중요한 것은 겉모습이 아닌 [내면]이라는,
    모두가 알고 있어도 좀처럼 공감되지 않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사람들은 도시바가 전하는 이 메시지에 열광했고,
    남녀를 불문하고 알렉스에게 공감했다.
    알렉스의 수많은 모습들을
    공식 오디션을 통해 일반 대중들 중에서 선정하며
    일반인들의 공감을 극대화한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여섯 편의 에피소드로 이뤄진 이 인터넷 필름은
    2013년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에서
    브랜디드 콘텐트&엔터테인먼트, 사이버, 필름 세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받는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상을 차지했다.
    광고 필름으로서 최초로 에미 상을 받아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83년생의 젊다 못해 [어린]
    드레이크 도리머스(Drake Doremus)가 감독인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사진 = 뉴데일리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