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이 30년간 유지해 온 '한자녀 정책'을 완화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기저귀 시장에 파란불이 켜졌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15일 부부 중 한명이 외동일 경우 자녀를 둘까지 출산할 수 있게 허용하는 '단독 두자녀 정책'(單獨二胎)을 발표했다.

    현재 결혼 연령대에 이른 젊은이들이 대부분 외동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두자녀를 허용한 셈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중국의 13억 인구 중 가임여성(23∼42세)이 790만명에 달하고 이 가운데 48%가 정책 변화의 수혜 대상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중 4분의 1만 두자녀를 낳아도 향후 5년내 신생아 950만명이 더 태어난다.

    소식이 전해지자 당장 유아용품 제조업체의 주가가 올랐고, 유아용품 원재료인 화학제품을 만드는 기업들도 기대감에 부풀었다.

    특히 기저귀 재료인 고흡수성수지(SAP)를 생산하는 업계의 전망이 밝다는 것이다.

    SAP는 아크릴산을 주 원료로 생산되며 자체 중량 대비 최대 1천배의 물을 흡수할 수 있다. 외부에서 압력을 가해도 흡수된 물이 빠져나가지 않는 능력인 보수력도 뛰어나다.

    미국의 위생용흡수제품 전문컨설팅업체 '프라이스 한나 컨설턴츠'(Price Hanna Consultants)는 지난 2월 글로벌 SAP 시장이 2017년까지 연평균 6%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두자녀정책의 효과까지 더해지면 성장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 전망치가 가장 큰 곳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다.

    아태지역의 기저귀 보급률은 작년 12%에서 2017년 20%로 자라나 연간 성장률이 8.9%에 달하고, 2017년께 중국의 SAP 수요는 33만t으로 중남미 전체와 맞먹는다.

    올해 기준으로 글로벌 SAP 수요는 약 200만t(약 50억달러) 규모다. 용도별로는 유아용 기저귀가 70%, 성인용 기저귀 20%, 여성위생용품과 산업용 각 5%씩이다.

    현재 국내에서 SAP뿐 아니라 원료인 아크릴산까지 생산하는 업체는 LG화학이 유일하다.

    LG화학은 2008년 코오롱에서 SAP 사업을 인수해 '나프타 - 프로필렌 - 아크릴산 - SAP'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고, 여수·김천공장에 기저귀 약 180억장을 만들 수 있는 연간 18만t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췄다.

    이 업체는 미국 다우, 독일 바스프, 프랑스 아르케마, 일본 니혼쇼쿠바이 등과 함께 글로벌 아크릴산 시장의 약 65%를 점유하고 있다.

    LG화학은 SAP 수요의 성장세에 발맞춰 여수공장 증설을 진행 중이다. 2014년 초 공사를 마치면 연간 8만t의 추가 생산이 가능해 총 생산량이 26만t으로 커진다.

    SK종합화학도 일본 미쓰비시케미칼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울산에 연간 16만t 규모의 아크릴산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계획대로 2016년 공장을 준공할 경우 SK종합화학도 LG화학처럼 고부가 석유화학제품 일관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SAP 시장에 본격 진입하게 된다.

    화학업계의 한 관계자는 25일 "평균 수명 연장과 인구 고령화로 인해 성인용 기저귀 수요도 점차 확대되고 있어 한동안 SAP 시장이 뜨거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