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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조경태,
박병석이 나타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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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민주당 조경태의원(왼쪽)과 박병석의원 ⓒ연합뉴스
11월 18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하고 퇴장할 때
민주당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아 또 비난을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이 연단에서 내려와 통로를 지날 때
새누리당 의원들은
악수를 하거나,
손뼉을 치거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다.바로 옆줄에 앉은 민주당 의원들은
의자에 엉덩이를 풀로 딱 붙인 듯
견고하게 들러붙어 앉아 있었다.
옆 사람과 잡담을 하거나 천장을 보거나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모든 민주당 의원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고,
자리에서 일어난 의원은 단 두명이었다.
한 사람은 부산의 조경태 의원이고,
또 한 의원은 대전의 박병석 의원이다.3선의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은 민주당 최고위원으로서
공학박사학위를 가진 인물이다.
2002년 16대 대선때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정책보좌역을 거쳐
대통령직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자문위원을 지냈으니
원조 친노(親盧)의 한 명으로 꼽힐 만하다.조경태 의원은 <프리미엄 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당연히 국가원수에 대한 예의다.
거기에 여야가 어디 있나.
외국의 원수가 와도 일어섰던 기억이 난다.
하물며 우리나라 원수가 왔는데
예의를 표하지 않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자리에서 일어난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박병석(대전서갑) 국회 부의장이다.
중앙일보 기자와 홍콩 특파원을 거쳐 정치에 입문,
3선이 된 중진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 들어올 때나 나갈 때
국회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예의를 표하는 것은
복잡하게 생각할 것도 없는 상식중의 상식이다.
국회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은
그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
인간적으로 좋아해야 한다고 강요하지도 않고,
기대하지도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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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들이 여이든 야이든 대한민국의 헌법 테두리 안에서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선거를 치루고
월급을 타 먹는 대한민국의 공직자라면
자기들이 현재의 위치에 서도록 모든 것을 지원해 준
대한민국 그 자체를,
최소한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가장 원초적인 [기초정치질서]를 깨뜨렸기 때문에
당연히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그들은 박근혜를 무시하고 외면한 것이 아니라
피같은 세금을 물고,
시간들여 투표장에 가서 한 표를 찍은
수천만명의 유권자들을 무시하고 외면한 것이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이 나는 법이다.
그들은 자기들이 한 행동의 열매를 맛보게 될 것이다.
민주당 국회의원 120여명 중 단 2명만이
이 [기초정치질서]를 지켰다는 것이 너무나 신기하다.[민주당 국회의원]이라는 감투를 달기 전
대한민국 국민이었던 그들은,
총리에 장관에 고위직 공무원에 혹은 교수에 검사에 변호사를 지냈던
그 많은 혜택과 직책을 수행하면서
어떤 생각을 해왔을까?
이 자리를 바탕 삼아 국회의원 배지를 달면,
국회에 가서 생떼나 쓰고 트집이나 잡아야지~
발칙하고 유치하고 편협한 생각을 하면서 살지는 않았을 것이다.
화려한 전직(前職)을 딛고 수많은 사람들의 경쟁을 뿌리치면서
여의도에 들어와서는,
민주당 국회의원이라는 배지 뒤에 숨어
비겁하고,
몰상식하게,
기본 양심과 상식을 내팽개친 인간들의 군상(群像)을 보면
도대체 무엇이 저들을 저렇게 타락시켰는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대한민국의 인재들이 이상한 탈을 쓰고
집단최면에 빠져 허우적대는 장면을 더 이상 보기가 역겹다.
민주당의원이라는 허수아비 옷을 벗어버리고
최소한 <조경태>, <박병석> 정도의 기본예의를 갖춘
품격있는 의원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