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대북제재인 5·24 조치와의 연관성 논란을 무릅쓰고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의 참여를 허용한 것은 남북 관계를 고려했다기보다는 한·러관계 강화 의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들은 14일 "이번 프로젝트 참여는 남북 관계 측면이라기보다는 한러 관계 복원 차원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시베리아 등 극동 지역 개발에 부쩍 공을 들이는 러시아는 북한과 진행 중이던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것을 강하게 희망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극동개발의 재원이 필요한 러시아로서는 외국 기업의 투자가 절실한데 중국과 일본 자본보다는 한국이 참여하는 것을 선호해 왔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이 과거 이 사업을 포함한 남북러 3각 협력 사업에 대한 투자나 참여를 약속해 놓고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강한 불만과 불신이 러시아 내에서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등에 대한 러시아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가스관 연결 사업은 경제성이 부족해 본격적으로 재추진하기 어렵다는 점도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염두에 두게 된 다른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 소식통은 "한러가 서로 호혜적인 사업이 뭐가 있는지 차분하게 하나씩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들어간 것"이라면서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이란 점과 기업들도 희망하고 있다는 점을 두루 감안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푸틴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이 사업 참여의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사업에 참여할 경우 간접적으로라도 우리 자본이 북한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5·24 조치 위배 가능성에 대한 문제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와 통일부, 외교부 등 관계부처는 고심 끝에 한러 관계를 고려할 때 국익 차원에서 이 프로젝트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어 형식적으로는 간접적인 투자라는 점에서 5·24 조치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는 쪽으로 판단, 기업들의 참여를 허용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번 참여 결정이 5·24 조치를 해제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며 분명히 선을 긋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 참여 결정 이후 5·24 조치의 해제 또는 완화 가능성을 전망하는 분석이 제기되는 데 대해서도 다소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소식통은 "이번 프로젝트 참여를 두고 5·24 조치를 풀었다거나 적용을 안 한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