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적 체제 속에서
    정치의 일선을 담당하는 국회의원들에게,
    “당신은 누구를 위하여 정치를 합니까?”
    라고 물으면 답은 어김없이
    “국민을 위하여”라고 나올 겁니다.

    그러나 오늘의 한국 정치를 보면
    국민을 위해 뛰는 정치인은
    몇 되지 않는 것이 확실합니다.

    저마다 자기 자신을 위해
    정치판에서 뛰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인 경우에는
    우선 차기 출마를 위해 당의 공천을 받는 일,
    필요한 선거 자금 마련,
    필승을 다짐할 수 있도록
    자신의 지역구를 잘 관리하는 일 등이
    급선무라 하겠습니다.

    무엇이 국민을 위한 정치가 될 것인가
    하는 문제에는 관심을 가질 겨를도 없을 겁니다.

    내년에 지방 선거가 실시될 예정입니다.
    여당도 야당도,
    어떤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빨리 알아내고,
    후보자를 선정하는 일이 시급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정당이
    나라를 위해 있지 않고
    개개인의 입신출세만을 위하여 있기 때문에
    ‘야권연대’라는
    빛 좋은 개살구가 날뛰기 시작합니다.

    사상이나 이념이나 식견이
    서로 맞지 않는다 하여도
    당선될 확률만 높다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그 당에 끌어 들이도록 만들고야 말 것입니다.

    정치판이 ‘개판’이 되었다고 말하면
    아니라고 항변할 사람도 몇 있기는 하겠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대한민국은
    매우 기본적인 민주 질서를 찾기도 어렵습니다.

    한국 정치를 예의관찰하면서,
    민주주의가 가깝고도 멀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야당들이 별 짓을 다하고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 확실하다 하여도
    한반도의 민주적 질서가 확립되기 어렵겠다고 생각합니다.
    따지고 보면 쉽고도 어려운 것이 민주주의가 아닙니까.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