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朴正熙, "내가 조선일보를 좋아하는 것은..."

    趙甲濟    

  • 1977년8월23일 오후 5시부터 청와대 식당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김정렴 비서실장을 비롯한
    오원철 경제2수석, 임방현 공보수석 등 비서관들에게
    저녁을 베풀었다.
    여기에서 있었던 대화록을 소개한다.
      
       朴대통령: '오늘 국립박물관에 갔더니 미국 CBS 기자가 취재를 하고 있더군.
    의전수석이 인사를 시켜주어 내가 하우 두유 두라고 했지만 그 친구들이 취재하고 사진 찍고
    돌아가서는 나쁜 것만 보도한단 말이야.
    근혜가 일본 TBS와 만난다고 해서 사전에 단단히 따지고 무엇은 내고 무엇은 안낸다는 약속을 받은 다음에 만나든가 그렇지 않으면 그만두라고 했어.
    홍보하는 것 잘 해야 돼. 참, 신문을 보니까 김성진 문공이 내년에는 문화관계를 중점 홍보하겠다고 말했다고 하던데 우리 홍보는 그렇게 해선 안돼.
    역시 경제발전을 피알하고 다음 문제를 다뤄야지.
      
       오원철: 'CBS 기자가 방위산업을 찍겠다고 해서 M 16 공장을 찍게 했습니다'
       박정희: 'M16공장만! 못찍게 하려면 하나도 찍지 못하게 하고 찍게 하려면 다 찍게 해야지             M16공장만 찍어다 돌리면 한국은 겨우 소총이나 만든다고 할 것 아닌가'
       오원철: '김문공이 M16 공장만 찍게 하자고 하여 그렇게 했습니다.'
      
       이날 朴 대통령은 말을 많이 했다.
       '미국 일본 언론은 한국에 관해서 좋은 것은 취재나 촬영을 해놓고도 보도하지 않고 나쁜 것만 골라서 보도한다. 고속도로나 공장지대는 짧게 내보내고 남대문 시장과 뒷골목을 주로 보여주더군. 우리 언론은 긴급조치만 해제되면 또 멋대로 써.
    신도환 의원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찰중 유학생 일곱 명을 만났다는데, 이들은 조국이 곤경에 처하면 제일 먼저 귀국하겠다고 말했대. 신 의원이 김포공항에 도착하여 기자들에게 이 말을 전해주었다는데 아무리 기사를 보아도 그게 보이지 않아.
    오늘 산타 클라라 대학 파견 유학생들 앞에서 내가 말했지. 내가 이야기하는 데야 안낼까 하고. 신민당에서는 그 이야기를 내가 어떻게 보고받았을까 하고 신도환 의원에 대해 억측할지 모르지만 말이야. 이런 기사는 딴 신문은 몰라도 서울신문에서는 써야 할 게 아닌가'
      
       임방현 수석: '오늘 일부 신문에 조금 비쳤습니다'
       朴대통령: '그 이야기가 나온 지 며칠이나 됐는데 말이야.
    지난 번에 조선일보에 가뭄 극복을 한 공무원들을 격려하는 사설이 났더군.
    이런 글은 가뭄극복에 관계한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공무원들의 사기를 고무해주는 것이야.
    일한 보람을 느끼게 해주었고. 내가 조선일보를 좋아하는 것은 칭찬을 해주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야. 조선일보는 정부가 잘하는 것은 잘한다고 솔직히 인정해주고 잘못된 점은 또 그대로 지적해주는 그 태도가 마음에 들기 때문이야.
    조선일보의 이런 태도는 하루이틀에 된 것도 아니고 즉흥적인 것도 아니야.
    다 평소에 신념을 갖고 제작하기 때문이지.
      
       우리나라 그림 값이 비싸. 집사람 그림을 정교수란 분이 그렸는데 별로 이름이 있는 분은 아닌 것 같아. 추상화를 그려야 대가라고 하는 모양인데 그런 그림이야 알 수가 있어야지.
    언젠가 國展에서 추상화를 보고 설명을 하라고 했더니 감사위원이 설명을 하지 못하면서
    그냥 좋다고 느끼면 된다고 하더군. 피카소도 그림을 그리려다가 지치고 게을러져서 그냥 붓으로 죽죽 그어서 추상화를 그렸을 거야(웃음).
    李應魯 그림은 市內에서 팔지 못하게 하는 것이 어때(이미 시중에서 없어졌다고 비서실장이 보고). 근혜를 보면 볼수록 제 어머니를 쑥 빼놓았어. 요즘은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는 내가 진단 말이야. 시간만 있으면 독서를 해'
      
       朴대통령은 야당인사들 인물평도 했다.
    조병옥, 유진산, 이철승에 대해서는 호평을 김영삼, 김대중에 대해서는 악평을 했다.
     
    [조갑제닷컴=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