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베이징=연합뉴스)  '그래도 악수는 했다.'

    일본 매체들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각각 악수를 한 사실에 주목했다.

    대다수 한국, 중국의 매체들이 APEC 회의에서도 한일, 중일 양자 정상회담이 열리지 못한 사실을 소개하며 아베 총리와 한중 정상 사이의 냉랭한 분위기를 전한 것과는 대조를 이뤘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7일 메인뉴스인 7시 뉴스에 박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악수하는 장면과 회의 중 바로 옆자리에 앉아있는 장면을 잇따라 보여주고, 두 정상이 서로 대화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아사히, 요미우리, 마이니치, 도쿄신문 등 주요 신문들도 8일자에 아베 총리가 전날 한중 정상과 각각 악수를 한 사실을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APEC 정상회의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하고, 아베 총리는 두 사람을 무덤덤하게 바라보는 장면을 포착한 사진을 8일자 1면에 실었다.

    아울러 일본 매체들은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이 정상회담을 개최한데 대해 '중한 밀월을 재확인'(도쿄신문), '중한 정상 긴밀함 강조'(아사히신문) 등의 제목을 달아 소개했다.

    역사인식,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 등으로 인해 일본과 주변국간 관계가 악화함에 따라 아베 총리는 작년 12월 취임 이후 한국, 중국과는 정상회담을 갖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중일 양국 정상의 악수가 확대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 일부 언론의 보도를 봤는데 이런 보도는 (여론) 조작"이라고 비난했다.

    화 대변인은 "중국 대표단의 발표에는 (양국 정상의 접촉과 관련한) 어떤 내용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아베 총리와 간단한 악수를 했다고 해도 이를 의미 있는 외교적 '접촉'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화 대변인은 "일본이 실질적인 행동으로 중일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중일 관계의 책임은 전적으로 일본에 있다"며 "책임 있는 지도자라면 연목구어가 아닌 진정으로 양국 관계를 어떻게 개선할지 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