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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은 2일 서울에서 열린 제45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재연기 필요성에 공감하고 내년 상반기 중 전환시기를 최종 결론 내기로 했다.
이번 SCM에서 전작권 전환 재연기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핵이 가시적인 위협이라는 평가에 기초해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국은 한차례 연기한 끝에 2015년 말 전작권을 한국군에 넘기기로 했지만 지난 5월 우리 정부 제의에 따라 재연기 문제를 협의해왔다.
실무협의 과정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평가하고 한국군의 대응능력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승조 합참의장과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달 30일 열린 한미군사위원회(MCM) 회의에서도 현재까지 진행된 전작권 전환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전환시기 재연기가 필요한지에 대한 양국 군 당국의 깊이 있는 평가가 이뤄졌다.
우리 측은 MCM 회의에서 북한의 진전된 핵개발 및 위협 등을 주요 근거로 내세워 재연기 문제를 조기에 결론 내야 한다는 입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SCM 회의에선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척 헤이글 미 국방부 장관이 "이미 합의된 2015년 12월에 전환하기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는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내년 상반기 중 실무협의를 개최해 전환시기를 최종 조율할 계획이다.
양국 국방장관은 SCM 공동성명에서 "심각해진 북한 핵·미사일 위협 등 유동적인 한반도 안보상황에 특히 주목하면서 연례 SCM·MCM을 통해 '전략동맹 2015'의 이행을 평가하는 맥락에서 한반도 안보상황을 주기적으로 평가, 점검하기로 했고, 이에 관해 계속 협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전작권 전환이 체계적으로 이행돼 연합방위태세가 강력하고 빈틈없이 유지되도록 보장해 나가는 데 있어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과 전작권 전환 검증 계획(OPCON: Certification Plan)이 중요하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강조했다.
양측이 앞으로 협의해야 할 기술적인 문제는 ▲ 전작권 전환 합의 당시 안보상황과 앞으로 한반도 안보상황 재평가 ▲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대응체계 구축 ▲ 전작권을 행사할 수 있는 한국군의 군사적인 능력 등이다.
우리 군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구축 중인 '킬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가 언제까지 구축되느냐에 따라 전작권 전환시점이 조정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헤이글 장관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수행기자 간담회에서 전작권 전환을 위해 한국군이 갖춰야 할 역량에 대해 "미사일방어(MD)는 분명히 아주 큰 부분"이라면서 "정보·감시·정찰(ISR)과 지휘통제·통신·컴퓨터(4I)도 한국 측과 공조하는 중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한국군이 북한 핵 시설과 미사일기지 움직임을 실시간 감시하고 유사시 즉각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전작권 전환에 필수조건이라는 뜻으로 해석됐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SCM를 통해 한·미 연합 방위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추진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