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검 평검사 회의, 검찰 내부통신망에 회의 결과 올려법무부장관에 강한 유감 표시, 채동욱 총장 사표 수리 사실상 반대
  • ▲ 채동욱 검찰총장이 '혼외아들 의혹'이 제기된 지 1주일만인 13일 전격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채 총장을 배웅한 후 청사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 채동욱 검찰총장이 '혼외아들 의혹'이 제기된 지 1주일만인 13일 전격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채 총장을 배웅한 후 청사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평검사]들이 법무부장관에게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표를 수리해선 안 된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이들은
    채동욱 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과 관련돼 감찰을 지시한 황교안 법무부장관에게,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집단 항명]으로 비춰질 수 있는 [유감]을 표시해
    이로 인한 후폭풍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서부지검 평검사들은
    채동욱 총장이 전격 사퇴한 13일 저녁 회의를 갖고
    검찰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e-Pros)>에
    <서울서부지검 평검사 회의 개최 결과>라는 글을 올렸다.

    <평검사 일동> 명의로 올린 글에서
    이들은 채동욱 총장의 사퇴 결정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서부지검 평검사들은 이 글에서
    검찰총장이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언론의 의혹제기만으로 물러나는 것은
    검찰 조직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며
    [사퇴 재고]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나아가 이들은 황교안 법무부장관에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일부 언론의 단순한 의혹제기만으로 진위가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총장이 임기 도중 사퇴하는 것은
    이제 막 조직이 안정을 찾아가는 상황을 고려할 때 재고돼야 한다.

    법무부장관이
    공개적으로 감찰을 지시한 직후

    검찰총장이 사퇴함으로써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는 상황으로 비춰지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이어 평검사들은
    의혹의 실체가 밝혀지기 전까지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사표를 수리해선 안 된다며
    사실상 [항명]의사를 드러냈다.
    채동욱 총장에 대해서는 사의 표명 번복을 요청했다.

    (채동욱 총장에 대한) 감찰 지시가
    사퇴 압박이 아니고
    의혹 해소와 조직의 안정을 위한 것이라면

    사표 수리 이전에
    먼저 의혹의 진상이 밝혀지도록 해야 할 것.

    총장께서는
    말씀하신 바와 같이
    의혹이 근거 없는 것이라면

    사의 표명을 거두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검찰을 이끌어 주시기 바란다.


    이날 서부지검 회의에는
    소속 평검사 대부분이 참석해
    일선 검찰이 채동욱 총장 사퇴를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줬다.

    서부지검을 시작으로
    다른 청에서도 평검사들이 회의를 준비하는 정황이 나오고 있어
    [채동욱 총장 사퇴]에 따른 여진이 본격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검찰 내부에서
    채동욱 총장 사퇴의 원인이
    법무부장관의 압박 때문이란 분위기가 퍼지고 있어,
    [검찰]과 [법무부] 사이의 갈등설이 다시 불거지는 등
    [검란(檢亂)]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