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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신문 48호/ 책이야기]
이석기와 [변장의 달인] 박헌영
최고의 위장취업은 ‘대한민국 국회의원’!
인 보길 /뉴데일리 기자변장한 이석기, 택시 타고 도주- 잠적 하루만에 다시 나타나-
[내란음모 혐의]로 국정원이 덮치자 잠적했던 이석기의 [탈주] 뉴스는
해방정국의 [남로당 당수 박헌영]을 금방 화제로 떠올렸다.
지하조직 RO의 녹취록에서 드러난 [인민봉기] 또는 [무장봉기]는
해방후부터 [인민 무장 봉기]를 주도했던 조선공산당 원조 박헌영의 대명사다.
박헌영은 누구인가?
충남 예산(禮山) 지주의 첩의 자식, 머리가 좋아 제1고보(경기고)를 졸업하고
한 때 미국 유학을 꿈꾸기도 했던 박헌영의 파란만장 56년 생애를 담아낸 책은
[박헌영-그 일대기를 통한 현대사의 재조명](사진, 1983년 발간),
저자는 남노당(남조선노동당) 핵심으로 박헌영 월북후
지하당 책임자였던 박갑동(朴甲東:1957년 북한 탈출)이다. -
◆박헌영의 첫 위장취업! 동아일보-조선일보 기자!
20세 청년 박헌영은 중국 상해로 건너가 공산당에 입당,
공산주의자로 국내에 잠입한 것은 1924년 봄,
4월에 동아일보 입사, 9월엔 조선일보 기자로 옮긴다.
이때 공산주의자들이 양대 [민족지]에 기자로 대거 취업하여
크고 작은 필화사건이 빈발한다.
◆[언론인 대회] 위장, [조선공산당] 창당 성공!
조선일보 기자 25세 박헌영은 1925년 4월17일
언론계에 잠입한 공산주의 기자들을 동원하여,
[조선 기자대회]를 연다고 경찰에 거짓 신고하고,
중국음식점 ‘아서원’(현 롯데호텔 자리)에서 연회를 여는양 위장하여
[조선공산당] 결성식에 성공한다. 일제경찰도 깜깜 몰랐다.
[국제공산주의 중앙] 소련 스탈린한테 창당 승인을 받기위해
박헌영보다 2살 많은 공산당 조봉암(曺奉岩)을 모스크바로 보낸다.
◆재판정과 감옥에서 ‘광인 행세’ 자살 연극!
[신의주 공산당 사건]으로 복역중, 1927년 법정에 나온 박헌영은
재판장에 욕설을 퍼붓고 달려들어 아수라장, 재판 거부, 난동을 계속했다.
감방에선 자살하겠다며 두 차례나 목을 매었다.
간수가 들여보내는 밥그릇을 차버리고 자신의 대변을 주워먹고 벽에 똥칠,
면회 온 아내도 '모른다' 부모에게도 '누구냐, 무섭다' 몰라보는 척 도망치고,
혼자서 횡설수설 식사 거부, 의사 검진도 박차며 땅바닥에 딩굴고 몸부림 발광,
정신병자 행세 4개월 만에 ‘불치병’ 진단을 받고 보석되어
안변 석왕사와 함흥등지를 요양하는 척 오락가락 하다가
공산당 아내 주세죽(朱世竹)과 함께 압록강을 몰래 건너 만주로 도망친다. -
- ▲ 스탈린, 김일성, 모택동.
◆전남 광주 [벽돌공장 인부] 위장, 해방되자 [건준] 탈취!
중국과 소련을 넘나들던 박헌영은 상해에서 잡혀 와 6년간 옥살이에서 풀려나자
전남 광주 벽돌공장에 인부로 변장하여 숨었다. 가명은 김성삼(金成三),
그가 박헌영인줄 안 사람은 공장주인뿐, 지하조직과 암약 3년만에 해방을 맞았다.
8월16일 여운형(呂運亨)이 “공산혁명으로 일로매진하겠다”고 선언하자 전국이 경악!
여운형의 [건국준비위원회(건준)]을 찾아 서울로 올라온 박헌영은,
조선일보 영업국장이던 [공산당의 조조] 홍증식(洪璔植)등 20여명을 만나
낙원동 뒷골목에서 조선 공산당을 재건한다. 즉시 건준에 파고든 박헌영은
"여운형을 떠받드는체 환골탈태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자기세력을 투입한다.
"상대방을 잘 이용하는게 공산주의 승리의 길"이 박헌영의 좌우명!
출범 1주일도 안된 건준을 8월22일 전면 개편, 한손에 장악해버린다.
◆[인민공화국]선포, 이승만을 주석으로 위장!박헌영이 [환골탈태 전술]로 건준을 삼키자 안재홍(安在鴻)등 우파도 떨어져나갔다.
"프롤레타리아 혁명 단계가 왔다"고 선동, 분파들을 집결시킨 박헌영은
여운형을 내세워 경기여고 강당에서 인민위원회를 결성, [인민공화국]을 선포한다.
자신은 뒤로 숨고, 주석에 이승만, 부주석에 여운형, 내무부장 김구 등등
"조선내 유일한 정부" 벽보를 전국에 붙이니 사람들은 [벽상(壁上)정부]라고 웃었다.
귀국도 안한 독립투사들을 멋대로 망라한 것은 박헌영의 [통일 전선] 전략!
구한말부터 반소-반공주의자인 이승만이 귀국하여 [주석] 요구를 웃음에 부치자,
박헌영은 "이승만은 미제국주의 앞잡이, 반동분자, 민족배신자"로 죽을때까지 욕했다.
◆이석기의 RO, 박헌영의 ORG!
어느 나라 공산주의 조직과 마찬가지로 조선공산당의 중심도 지하조직이다.
중앙당사 간판을 건 [근택빌딩(미도파 옆)]은 인쇄소 [정판사]와 [해방일보]를 두었다.
[정판사 위폐사건]으로 유명한 그 당사에 박헌영등 당 간부들은 나오지 않았고,
행정구역별 ORG(조직자)들과 지하활동에 집중했다. 당사 건물은 [지상 선전용]일뿐.
당시 ORG 접선장소나 아지트는 대개 서점들, 안국동 행림(杏林:은행나무)서원,
경운동의 [우리서원]등등. 5공때 운동권 서점들도 같은 역할을 했다.
박헌영은 "노동자는 사상적이고 계급적이며 혁명을 위해 희생(죽음)을 각오해야 한다"는
레닌의 혁명원칙을 정판사에서 인쇄, 각종 산별노조들을 교육시켜
[전국노조 평의회]를 앞세워 혁명투쟁의 프락치 전위대로 동원하곤 했다.
박헌영의 ORG와 이석기의 RO는 어떻게 다른 것일까?
◆여간첩 김수임의 도움 받아 관(棺)속에 숨어 월북!
해방 다섯달만에 1946년 2월 [북조선 소비에트 인민위원회] 구성을 마친 소련은
[조선인민공화국] 선포만 남긴 상태로 미국과 [남북좌우합작] 협상을 벌여
[남북통일 공산국] 구축공작에 나섰다. 이때 본격적인 남조선 파괴활동 개시 지령!
폭력적인 남노당의 위력이 기승을 부리자 미군정은 지도부 체포를 준비하는데....
미군 고위 장교와 동거하던 여간첩 김수임(金壽任)이 [박헌영 체포령] 정보를 입수,
박헌영은 부랴부랴 서울을 탈출한다. 1946년 9월5일 미아리 고개를 넘어가는
영구차에 실린 관속에는 박헌영이 누워있었다. 따르는 상주들은 무장 청년당원들.
다음 날 체포령이 내렸지만 38선을 넘어 간 박헌영은 평양에서 소련 군정이 시키는대로
[박헌영 선생의 서한]으로 불리던 지령문을 서울로 내려 보내며
온갖 파업과 투쟁, 대구 폭동, 제주 4.3폭동, 여수-순 천 반란등을 지휘,
유엔 관리하의 [대한민국 건국 선거]를 원천봉쇄하는 전국 작전을 독려한다.
정부수립후 미군철수 결의와 [보안법]제정 반대등의 [국회프락치사건]을 비롯,
6.25남침 전후 남한의 [인민 무장봉기]를 준비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
- ▲ 김일성과 박헌영(오른쪽)
◆죽음의 순간 "인민의 적! 김일성 타도!"를 외치다
김일성이 박헌영을 체포한 것은 1953년 봄, 스탈린이 죽자 위기감을 느꼈을까.
중공군이 참전해도 연패하는 침략전쟁 패배의 책임을 남노당에 뒤집어씌웠다.
박헌영의 죄목은 [미국 간첩] [김일성 정권 전복] 각본대로 재판은 일사천리,
압록강변 철산군 오두막에 감금, 사나운 세퍼드 개들을 방에 풀어 물어뜯게 했다.
[이승만 주석 인민공화국] 벽보 기록이 미국간첩 혐의 첫째 증거물이 되었다.
이승엽, 이강국 등등 북에 간 남노당 간부들이 모두 처형되고 박헌영이 마지막,
"전재산 몰수, 사형" 판결 다음날 형장에서 총살 직전 박헌영은 부르짖었다.
"역사의 날조자, 민족 반역자, 인민의 원수 김일성을 타도..." 탕 탕 탕 탕...
[민족의 태양 위대한 수령...] 김일성의 위장술은 손자까지 이어지고,
단군보다 위대한 [김일성민족]의 시조로 날조되어 유리관 미라로 영생중이다.
◆최고의 위장취업- 대한민국 국회의원!
대학가 주사파의 대부 [강철 서신] 김영환과 함께 민혁당을 창당했던 이석기,
대통령이 나서서 사면-복권 해주는데 변장도 위장도 필요 없지 않은가.
지하생활을 청산하고 지상으로 올라와 야권통합 연대로 국회의원까지!
이석기 구속으로 뒤늦게 조명받는 수상한 국회의원들이 많다는데,
이석기 의원이 제명되면 [간첩 복역자]가 승계한다는 [자유 천국 대한민국],
1949년 박헌영과 간첩 성시백이 만든 국회프락치사건은 사건도 아니다.
그때는 이승만이 살아있고 김창용의 [방첩대] 오제도의 [반공검찰]이 살아있었다.
지금은? 간첩 잡는 국정원을 뒤집는 검찰, 방첩 기능을 없애라는 민주당,
NLL 녹취록, 이석기 내란음모혐의, 국가안보관련 대형 사건들이 태산인데
검찰총장이 갑자기 사임했다. '혼외아들' 소동? 북한 김정은이 껄껄 웃는다.
[혁명의 교두보] 국회에 진을 치고있는 위장 취업자들은 언제 잡아낼 수 있을까.
"못 잡을껄! 용기가 있어야지..." 지하에서 박헌영이 웃는 소리도 들린다.
<인보길 기자>





